풍속 증가로 일시 혜택..번식률도 상승
  • ▲ 아라온호 따라 비행하는 알바트로스    (아라온호<남태평양>=연합뉴스) 19일 오전(한국시간) 알바트로스 한마리가 남극으로 항해 중인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따라 날고 있다. 알바트로스는 해양에 서식하는 대형 조류로 날개 길이가 4m에 이르기도 한다. 2011.12.19ⓒ
    ▲ 아라온호 따라 비행하는 알바트로스 (아라온호<남태평양>=연합뉴스) 19일 오전(한국시간) 알바트로스 한마리가 남극으로 항해 중인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따라 날고 있다. 알바트로스는 해양에 서식하는 대형 조류로 날개 길이가 4m에 이르기도 한다. 2011.12.19ⓒ
    남극 주변 남대양 상공의 바람 속도가 지난 30년 사이 훨씬 빨라졌으며 이에 따라 이 지역에 서식하는 새들의 비행 속도도 빨라졌다고 디스커버리 뉴스가 12일 사이언스지에 실린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지난 40년간 남대양의 크로제 제도에서 신천옹(알바트로스)의 먹이활동과 번식 등을 연구해 온 프랑스 생물학연구소 과학자들은 1989년부터 이들의 몸에 위성 추적장치를 부착해 관찰해 왔다.

    이들은 기상 자료를 통해 남대양의 서풍 속도가 지난 30년 사이 평균 15% 빨라졌으며 그 덕에 암수 신천옹들의 하루 평균 비행 거리가 1990년에는 약 500㎞였으나 2010년에는 약 700㎞로 크게 늘어났음을 발견했다.

    짝짓기를 할 때만 땅을 밟는 신천옹들에게 이처럼 비행이 수월해진다는 것은 먹이 찾기를 위한 비행 거리가 짧아지고 그 대신 번식 성공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실제로 이들의 몸무게는 1㎏ 가량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펼친 날개 폭이 2m가 넘어 현존하는 조류 가운데 가장 큰 신천옹이 풍속 변화에 적응해 비행중 날개 하중을 늘리도록 몸무게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슴새(바다제비) 역시 이런 풍속 변화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믿고 있다.

    한편 남대양의 서풍은 속도가 빨라졌을 뿐 아니라 방향도 남극을 향해 조금씩 바뀌는 것으로 나타나 이 지역의 모든 동물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연구진은 "신천옹과 슴새들이 먹이 찾기 비행이나 계절성 이동에 바람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런 변화는 틀림없이 다른 동물들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바람의 변화는 조류의 세기와 물의 혼탁도를 높여 먹이 사슬에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번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자들은 새들이 지금은 바람의 변화로 헤택을 누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후 모델에 따르면 남대양의 풍속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나고 점차 남극을 향하게 될 전망이다. 그 결과 2080년이면 현재 크로제 제도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서풍이 점차 남쪽으로 이동해 새들이 지금 누리고 있는 비행의 이점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