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파리는 자기 몸에 기생하는 벌을 죽여 없애기 위해 취할 때까지 술을 마시지만 알코올 중독이 되지는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16일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미국 에머리 대학 연구진은 초파리 애벌레들이 효모, 또는 썩거나 발효하는 과일의 균류를 먹음으로써 피 속의 기생벌을 죽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초파리들은 균류가 발효하면서 만드는 알코올성 부산물을 소화하는 능력이 있어 이를 먹이로 삼을 수 있고 알코올 도수 최고 4%의 먹이를 먹고도 번성할 수 있다.

    연구진은 그러나 알코올 도수가 너무 높아지면 초파리도 미처 다 분해하지 못한다면서 실험 대상 초파리들이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2%까지 올라갔다고 밝혔다.

    초파리 기생벌은 초파리 애벌레 속에 알을 낳는데 기생벌 애벌레는 초파리 애벌레를 안에서부터 파 먹어 버리고 성충이 돼 초파리의 혈관을 뚫고 나온다.

    관찰 결과 기생벌은 알코올 농도 6%의 먹이 위에 앉아 있는 초파리 애벌레에는 알을 덜 낳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알을 낳아도 이들의 생존율은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알코올성 먹이를 먹은 초파리를 해부해 보면 기생벌들이 죽어 있고 많은 경우 기생벌 애벌레의 내부 장기들이 항문으로 빠져나온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기생벌에 감염된 초파리를 알코올성 먹이와 비알코올성 먹이가 함께 들어있는 접시에 놓고 24시간 관찰한 결과 80%가 알코올성 먹이 주변에 몰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반면 기생벌에 감염되지 않은 초파리들 중에서는 단 30%만이 알코올성 먹이 쪽에 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초파리들이 마치 `숙취로 고생할 것인가, 기생벌 때문에 죽을 것인가'를 놓고 선택의 기로에 놓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