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밑 녹은 암석층 분포 산발적
  • 대륙 판이 움직이는 원인은 35~120㎞ 지하의 부분적으로 녹은 암석층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새로운 연구가 나왔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2일 보도했다.

    미항공우주국(NASA) 과학자들은 지진계 자료 분석 결과 태평양 분지와 주변의 지각에서 녹은 암석층이 매우 산발적으로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들은 "녹은 암석층이 특정 장소에만 존재하기 때문에 대륙 밑의 단단한 지각판이 물렁물렁한 지하 바위 위를 미끄러져 가는 유일한 원인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대륙이 서서히 이동하는 것은 판구조 때문이다. 지구의 껍질인 지각은 여러 개의 판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 판들이 맨틀층 위를 떠다니고 있어 대륙들이 수천㎞씩 이동하고 그 과정에서 산맥 형성 등 수많은 지질활동이 일어난다. 이런 대륙의 이동은 해류와 대기의 이동 방향을 바꿈으로써 지구 기후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맨틀층은 지핵을 구성하는 원소들의 방사능 붕괴에서 나오는 열로 가열되고 물렁물렁해지면서 점성이 줄어들어 대류가 일어나게 되는데 온도가 주변보다 높은 부위의 암석은 솟구치고 온도가 낮은 부위의 암석은 가라앉는다. 바로 이런 뒤섞임 운동이 대륙 판을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판운동을 일으키는 기본 원리는 대략 알려져 있지만 세부적인 작용들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를테면 대륙판이 미끄러지기 위해서는 맨틀층 하부의 연약권과 상부의 암석권이 분리돼야 하는데 이에 관해 제기된 가설들 중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녹은 암석이 풍부한 중간층이 이 두 면의 경계에서 윤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태평양 판 밑에서는 특정 지역에만 이런 층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판의 이동에는 무언가 다른 원인이 작용하는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를 설명하는 요인으로 가능한 것은 물과 같은 휘발성 물질이 암석층에 추가되거나 이런 지역의 광물질 성분과 온도, 입자 크기에 차이가 나는 경우를 들 수 있지만 현재까지의 자료로는 이를 구분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진파가 지진계에 도착하는 시간을 분석해 태평양분지 밑의 녹은 암석층 깊이와 구조를 밝혀냈다.

    이들은 "녹은 암석층의 대부분은 하와이와 기타 해저 화산, 또는 섭입대 등 예상되는 곳에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이런 층이 모든 지역에 분포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약층의 성질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녹은 암석 이외의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이 다른 바다와 다른 대륙에도 나타나는지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