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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임에도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전력사용량도 연중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오는 21일 오후 2시부터 20분 동안 민관 합동으로 ‘정전 대비 위기대응 훈련(이하 정전대비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정전대비훈련’은 주중 및 일일 전력소모량이 최대치에 이르는 목요일 오후 2시로 잡았다. 훈련 시간은 20분이며 전국 각지의 아파트, 대형건물, 교차로 등에서 폭염으로 예비전력이 200만kW 이하로 떨어지면서 ‘부분 정전’이 일어난 상황을 가정해 실시한다. 지정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자발적인 단전 연습을 실시할 예정이다.
훈련 1단계는 민방위 사이렌이 울리면서 시작된다. 이때는 예비전력 200만kW 미만으로 급격히 떨어지는 상황을 가정한 것으로 각종 미디어에서는 실황방송이 시작된다.
훈련 시작과 함께 국민들은 TV․라디오 방송안내 등에 따라 각종 전기장치를 끄고, 전국 32개소의 승강기, 지하철, 병원 등에서는 ‘정전’을 가정한 훈련을 실시한다.
훈련 2단계는 10분 뒤로 예비전력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100만kW 이하로 떨어지는 상황이다. 2차 경보 사이렌이 울리면서 7개 광역시에 있는 28개 대형건물에 실제 단전훈련을 실시한다.
이번 훈련에서는 엘리베이터가 정전으로 멈춰서는 상황(서울 염리동 래미안아파트), 병원에서 갑자기 정전이 일어난 상황(국립재활원, 홍성의료원), 지하철이 정전으로 멈춰서는 상황(과천 정부청사역 등), 신호등이 꺼진 상황(남대문 시청 앞 교차로) 등을 설정해 대응하는 연습을 벌이게 된다.
정부는 지난해 9월 15일 대정전으로 큰 혼란을 겪었음에도 최근 무더위로 예비전력량이 크게 줄어들어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식경제부 조석 제2차관도 이번 훈련은 순식간에 벌어질 수 있는 ‘위기’를 막기 위한 것이므로 국민들께서 불편하더라도 조금 참고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기상이나 전력상황은) 전 국민이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비상훈련을 실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름, 겨울뿐만 아니라 봄, 가을에도 전력수급 상황이 좋지 않아 당분간은 전력수급 위기가 연중 지속될 수밖에 없다.
9․15 정전과 같은 최악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이 솔선하여 절전에 참여하는 길밖에 없다. 모쪼록 금번 훈련에 모든 경제주체가 동참하여, 금 모으기와 같은 노력으로, 절전을 통해 ‘발전소’를 만드는 ‘국민의 힘’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 오후 2시부터는 절전 동참을 위한 경보사이렌이 전국적으로 울릴 예정이므로, 훈련시간이 되면 침착하고 적극적으로 훈련에 참여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당부 드린다.”
실제 조 차관의 지적처럼 최근 예비전력량 부족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6월 7일 오후 1시 35분 예비전력량이 350만kW를 밑돌았으며, 오후 2시 42분에는 316만kW까지 떨어져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9.15대정전을 제외하고는 최저 수준이다. 정부는 9.15 대정전 이후 예비전력량이 400만kW 이하일 경우에는 불필요한 전원을 끄도록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