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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재-부품 관련 기업들이 정부의 권유로 日재벌기업인 스미토모와 합작투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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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경제부(장관 홍석우)는 한국부품소재투자기관협의회(이하 KITIA)와 한국스미토모상사가 7월 17일 서울 강남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한국과 일본 소재․부품기업 간 합작투자(Joint Venture)를 활성화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MOU를 체결했다고 전했다.
MOU 체결식에는 윤상직 지경부 제1차관과 고바야시 타다시 한국스미토모 상사 대표, 신순식 KITIA 상근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MOU 체결은 고바야시 타다시 대표와 신순식 상근 부회장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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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는 어떤 협정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여론임에도 MOU를 체결한 이유는 뭘까. 지경부는 “한일 양국 기업이 서로에게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이번 행사를 기획, 추진했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 소재․부품기업들은 엔고 현상, 내수침체 등으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타국 기업과 협력하여 이를 극복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국 기업의 경우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 아니라 일본 기업과 상호 보완적인 기업이 많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일본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첨단 소재․부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관련 기술을 직접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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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부 관계자는 이번 MOU의 의의를 높게 평가했다.
“향후 양국 기업간 JV 설립이 활성화되면 소재․부품에 있어 대일 역조를 완화하고, 중소・중견 소재․부품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해외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지경부가 ‘중개’하다시피 한 이번 MOU를 통해 스미토모 상사는 마음에 드는 국내 소재부품 기업을 소개받아 투자할 수 있게 됐다. KITIA는 스미토모 상사와의 합작투자를 원하는 소재부품기업 발굴 역할을 맡는다.
국내 기업과 스미토모 상사가 함께 만든 합작투자업체(JV)는 첨단 소재․부품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이를 스미토모 상사가 일본과 제3국 시장에 판매하는 형태를 띠게 된다.
스미토모 상사는 미쓰비시, 미쯔이와 함께 일본의 3대 재벌 중 하나로 꼽힌다. 16세기 말 오사카 지역에서 생겨나 이후 에도 지역으로 근거지를 옮겼다. 17세기 초부터 19세기 말까지 일본 내 광산과 제련산업을 지배하다시피 했다.
일제 강점기와 태평양 전쟁 때는 스미토모가 투자한 계열사(가이레츠. 系列) 수가 120개에 달했다. 일제가 패망한 뒤 맥아더 원수에 의해 1945년 10월 해체됐다가 일본 재건 과정에서 다시 뭉쳤다. 2010년 말 기준으로 20여 개 기업이 계열사로 모여 있다.
한편 이 같은 거대 일본 재벌과 우리나라 부품소재기업과의 연계는 잘 되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만 잘못하면 우리 소재기업들의 노하우가 모두 유출되거나, 자칫 우리나라 소재부품기업들이 '값싼 노동력을 가진 생산공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