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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회를 맡고 있는 김화자 회장은 “우리 동네는 원래 멸치가 유명한 동네였다. 그러다보니 어장이 개발되고 상권이 형성되면서 시장이 됐다. 하지만 오랜 역사에 비해 시장이 크게 성장하지는 못했다”고 아쉬운 미소를 지었다.
청학시장 주변에는 중형마트가 4개나 입점해 있고 잘 팔리는 품목 또한 정해져 있어서 시장 전체 매출 올리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였다.
김 회장은 시장입구의 인도를 점령하고 있는 불법노점 정리, 시설 사업 등 산재한 일들에 고민이 많았다.
“상인회가 있긴 있었는데 제대로 운영되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어요. 조그만 골목시장을 어떻게 하면 변화시킬 수 있을까 혼자 고민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러다 ‘일단 모여보자’라고 생각했죠. 시장 활성화에 대한 의견수렴과 친목도모를 위한 정기적인 모임을 진행했어요. 어느 순간 회의가 진행되다 보니 답이 보이더라고요. 시장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농축수산물의 수확, 작황이나 시세까지 역할을 나눠 정보를 수집하고 교환하기 시작했어요.”
상인회는 계속해서 친절서비스 교육을 하고 고객 통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노란선 지키기 캠페인 등 다양한 시도 끝에 작은 결실을 보고 있다.
김 회장은 “2010년에 아케이드 설치하고 간판도 크게 설치했다. 시설 현대화 사업의 완공으로 고객들에게 쇼핑의 편리함을 줄 수 있게 돼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고 했다.
시장 자체가 오르막길이기도 한데다 아케이드가 없어 고객들 수가 적을 수 밖에 없었다. 김 회장은 시설이 설치돼 깔끔하게 변화된 시장 전경에 대해 자랑을 하면서도 서러웠던 과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참 섭섭한 일도 많았어요. 상인회가 활성되기 전엔 시설 사업이 저한테 역부족이었습니다. 이왕 시설 작업 하는 거 좀 더 세련되고 실용적으로 만들고 싶은데 자금은 턱없이 부족하더라고요. 더 많은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민원을 얼마나 넣었는지 몰라요. 처음에는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얼마나 서럽던지... 나중에는 정도껏 민원 넣으라는 소리까지 들었어요.”
덕분에 ‘여성독불장군’이라는 별칭까지 얻게 됐다고 한다.
청학시장을 위한 일이라면 발 벗고 뛴 결과물들은 시장 상인들보다 외부에서 먼저 알아줬다. 대표적인 것이 ‘중소기업청장상’을 수상한 일이었다.
“상 받으려고 한 일은 아닌데 그래도 상까지 주시니 감사하더라고요. 힘들고 서러웠던 순간이 한순간에 눈 녹듯 사라졌어요. 상인들 한 분 한 분씩 저를 인정해주시고 ‘한 사람의 노력이 시장을 변화를 만들었다’라는 것을 직접 느끼게 됐다며 많은 분들이 직접 찾아와 관심을 가져주시더라고요.”
올해 상인회의 목표를 묻자 김 회장은 “청학시장 전용 주차장건립과 상인교육장 겸 상인회 사무실이 깔끔하게 마련됐으면 좋겠다”며 “상인들이 아무래도 나이도 있고 하니 교육적으로는 관심이 크지 않다. 경영교육을 받고 고객들을 대한다면 좀 더 발전하는 시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