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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는 1대 1로 정책수단을 갖고 대응하고 싶지만, 우리보다 워낙 큰 나라들이기 때문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2일 금융협의회에서 한 발언이다.
미국과 같은 경제 대국들의 양적 완화로 우리 금융 시장이 요동칠 때 대응할 뾰족한 묘수가 없다는 고민을 드러낸 말이다.
미국이 세계 통화전쟁을 주도하지만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의 연봉을 비교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급여는 그다지 높지 않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심지어 김 총재보다 적다.
24일 한은과 주요국 중앙은행에 따르면 김중수 총재는 2010년 취임 후 매년 3억4천만원을 받았다. 이는 기본급 2억5천만원에 각종 수당과 후생비 9천만원을 더한 것이다. 업무추진비는 지난해 기준으로 9천여만원에 달한다.
버냉키 의장은 작년 19만9천700만달러를 벌었다. 지난해 연간 평균 원·달러 환율(달러 당 1126.8원)을 적용하면 2억2천500만원정도 된다. 김 총재의 66% 수준이다.
양국의 소득 격차를 고려하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미국 노동통계국이 집계한 2011년 미국 평균 임금은 4만5천230달러다. 버냉키 의장은 평균보다 4.4배 더 벌었다.
고용노동부가 집계한 같은 해 우리나라 평균임금은 3천316만원이다. 김 총재의 연봉은 평균의 10.3배에 달한다.
그러나 버냉키는 인세 수입이 연봉보다 더 많을 때도 있다고 한다. 그가 쓴 경제학 교과서는 세계 각국에서 읽는다.
한은 측은 "버냉키는 한은 총재와 달리 공무원 연금이 나오기 때문에 단순 연봉 비교는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통화전쟁에 뛰어든 다른 나라 중앙은행 수장들 급여도 최강대국 미국을 능가한다.
'아베노믹스'에 반발하다가 사표를 던진 일본은행의 시라카와 마사아키 총재는 지난해 3천438만6천엔을 벌었다. 우리 돈으로 4억8천590만원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37만4천124유로를 가져갔다. 지난해 1유로당 연평균 1천448.2원이었으니 한화로 5억4천180만원에 달한다.
중앙은행 수장 가운데 '연봉 왕'은 오는 7월 영란은행 총재로 부임할 마크 카니라고 할 수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인 그는 이직 후 기본급만 48만파운드(약 8억2천만원)를 받게 된다. 이는 버냉키의 3배를 넘는 액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