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신고해도 [지급정지] 안해주는 은행
  • ▲ 씨티은행은 7월17일 2차례에 거쳐 피싱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도 상대계좌(대포통장)의 지급정지를 하지 않았다. 이후 업무과실을 인정했다.
    ▲ 씨티은행은 7월17일 2차례에 거쳐 피싱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도 상대계좌(대포통장)의 지급정지를 하지 않았다. 이후 업무과실을 인정했다.



“피해자가 보이스피싱을
인지하고 대처하는 시점은,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담당자의 
빠른 대처가 가장 중요하다”


보이스피싱을 접한 은행 실무자의 언급이다.


<부산지방검찰>이라고 사칭한 사기범에게 속아 
개인정보를 알려줘 피싱 피해를 당한 김은혜(가명) 씨는 
즉시 피해사실을 인지하고 112에 신고했다.

신고하는 과정에서 상담사가 
발빠른 대응을 하지 못하는 사이 
시간을 허비했다.

결국 피해를 막지 못했다. 
(관련기사 8월19일자 씨티은행, 보이스피싱에 [나 몰라라] )

실무자들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챗다면 
재빠르게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만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입모은다.

“사기범들이 피싱하는 과정에서 
계좌의 돈을 한번에 빼가는 경우는 드물다. 

이체 한도에 때문에 금액이 제한되는 이유 등으로 
단시간에 여러차례에 거쳐 이체를 시도한다. 

이렇듯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을 
실무자가 알아채고 상황을 
잠깐이라도 인출을 중지시키는 등
빠르게 조치한다면, 
피해를 완전히 막지 못하더라도 
줄일 수는 있다”


실제 김 씨의 경우에도 
98만원, 97만원, 95만원 총 599만원이
5차례에 거쳐 사기범 대포통장으로 인출됐다. 

이 과정에서 은행 측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심지어 소비자의 신고를 2번이나 받고도 
상대은행의 지급정지를 의뢰하지 않았다.

씨티은행에 따르면 
사기범이 김 씨의 개인정보를 빼내 
신용카드에서 현금서비스를 받아 
씨티은행 계좌롤 입금받아 농협 계좌에 이체를 완료하기 하기까지 
단 13분이 소요됐다. 

김 씨가 112를 통해 
씨티은행 상담원과 연결된 시간은 
농협계좌로 이체를 완료한 시간으로부터 약 20분 후였다. 

112 신고를 하고 은행 상담원과 연결되는 
물리적인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사기범들이 최종적으로 모든 금액을 인출하기까지 
약 15분 내외가 소요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김 씨가 씨티은행 상담원과 최초로 통화한 시간은
피해를 최소할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였을지도 모른다.

  • ▲ ⓒ 연합뉴스
    ▲ ⓒ 연합뉴스



  • <뉴데일리 경제>에 제보한 
    이민지(가명)씨 역시 비슷했다. 

    본인 농협계좌에 있던 860만원은 
    약 150만원씩 4번에 거쳐 
    새마을금고 계좌 대포통장으로 560만원이 빠져나갔고, 
    또 다른 새마을금고 대포통장으로 
    약 100만원씩 3번에 거쳐 300만원이 인출됐다.

    이 씨 역시 
    <농협> 측에 당 계좌와 함께 
    범죄에 이용된 <새마을금고> 계좌에 대한 지급을 요청했지만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 한다]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보이스피싱이 의심될 만한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대처하는 요령을 모른다면 
    소비자의 신고가 아무리 빨랐다고 해도 피해를 막기 힘들다.

    대포통장의 지급정지 조차 하지 않았다면
    피해는 물보듯 뻔하다.” 

      - 은행 실무자


    무엇보다 1차적인 책임은 
    지능적인 방법에 속은 [순진한 소비자]들에게 있다. 

    금융당국과 경찰, 은행이 공조해 
    보이스피싱 피해 최소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놨지만 
    담당자의 교육과 업무관리를 소홀히 한 
    금융사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오늘도 보이스피싱의 피해는 온전히
    은행들의 [고객님]만 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