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도체법 폐지" 발언에 초비상삼성전자 확정 보조금만 6.9조원 … 못 받을지도반도체법 폐지 어렵다지만 … 대미 투자 불확실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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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40719 AP/뉴시스.ⓒ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지원법을 폐지하겠다고 밝히며 국내 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 정부에서 각각 6조8700억원, 6200억원에 달하는 보조금 지급을 확정 받았지만 이전보다 축소되거나 받지 못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는 대책을 강구하며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반도체법을 없애고 그 돈으로 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바이든 전 정부는 미국에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법을 취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들에 높은 관세를 부과해 미국에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방식으로도 얼마든지 투자를 창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법을 두고 "끔찍한 것"이라고 표현하며 "수천억 달러를 (보조금으로) 주지만 아무 의미도 없고, 우리의 돈을 가져가서 쓰지도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돈을 줄 필요가 없다"며 "그들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면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결국은 (투자를 하러) 올 것"이라고 말했다. -
- ▲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모습 ⓒ삼성전자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 정부에게 약속 받은 보조금 지급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70억 달러(한화 53조원), 38억7000만 달러(5조6000억원)을 투입해 미국에 생산 시설을 건설 중이며 보조금은 각각 47억4500만 달러(6조8700억원), 4억5000만 달러(6200억원)를 약속 받았다.아직 보조금을 받지 못한 삼성, SK는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반도체법 폐지를 강행할 경우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하거나 건설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서다.특히 최근 환율이 고공행진 하고 있고, 원자재와 인건비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투자 비용은 지속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대만 TSMC가 1000억 달러(145조원)를 투자한다고 밝히며 기업들의 투자 압박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업계에선 반도체법 폐지가 사실상 삼성, SK 보조금에 당장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를 독려하기 위한 발언일 뿐 이미 미국 상원과 하원을 통과한 이 법안을 폐지하고, 보조금 지급까지 무산 시키기엔 명분이 부족하다는 얘기다.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를 압박하기 위한 대외적인 발언일 뿐 이전에 약속한 보조금 지급을 무산 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며 "미국 상원, 하원에는 반도체법 폐지에 대해 긍정적인 인사도 적지 않다. 다만 TSMC가 투자를 확정한 만큼 우리 기업도 트럼프 정부의 입맛을 맞출 만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