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질책하면서 자기 책임 회피...국민에게 [눈총]"소비자보다 카드사 옹호"... 의심의 눈초리도
  • ▲ 유상석 경제부 기자
    ▲ 유상석 경제부 기자



    “재발 방지와 추가 피해 확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에게 잘 좀 설명해주시고,
     믿어 주십시오”

       -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의 파장이 급속히 번지면서
    전 국민은 혼란의 도가니에 빠져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책임자를 처벌하고
    추가 피해의 발생을 막으며,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이런 발빠른 움직임과,
    “제발 믿어 달라”는 수장들의 읍소에도
    국민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복잡하고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금융당국의 움직임과
    지나치게 카드사 편에 선 듯한 느낌 때문이다.
     
    우선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책임을 따지기 보단,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우선이다”
    라고 발언한 바 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책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원론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내 탓이냐 네 탓이냐 따져 봐야
    소비자의 피해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 수장으로서의 발언 및 태도로는 적절치 않았다.

    “금융사 사장들을 불러놓고 호통 치더니
     자신들의 책임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 아니냐”

    는 것이 국민의 생각이다.


    차라리
    “책임을 통감합니다.
     그렇기에 더욱 사태 수습과 재발 방지에 온 몸을 다 바치겠습니다”

    라고 발언했다면
    얼어붙은 국민의 마음을 어느 정도 녹일 수 있었을지 모른다.


    두 번째는
    지나치게 카드사의 편에 서 있는 듯한
    금융당국의 모습이 국민 불만을 가중시키는 듯 하다.

     
    “금융당국은 
     카드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야,
     국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야?”

    이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태도를 지켜보는
    국민의 심정은 이렇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
    한 매체에서
    [정보유출에 따른 2차 피해]를 언급하며
    이런 내용을 보도한 적이 있다.

    “한 포털사이트의 
     [카드 3사 집단소송] 카페에 올라온 글에는 
     KB국민은행의 계좌로 
     출처가 불분명한 돈이 
     지난 18일 입금되고 빠져나갔다고 게시됐다. 

     해당 고객은 
     계좌에 110만원이 입금됐다가 
     2분 만에 109만원이 빠져나갔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보도가 나가자
    금융당국은 즉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금번 정보유출 사고로 인해 
     3개 카드사에 구체적인 피해사례가 접수된 경우는 
     현재까지 없으므로 
     보도에 신중을 기해주시기 바람”


    2차 피해를 걱정하는 국민들에게
    “그런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지나치게 확신에 찬 어조로 반박하는데다,
    일부 보도자료를 통해서는
    언론이 보도하지 않은 내용까지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나서니,
    국민 입장에선
    불안과 의심에 찬 눈초리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2차 피해가 발생할 경우
     피해자를 보호하고, 확산을 막기 보다는
     이를 쉬쉬하며 감추기에 바쁘지 않겠느냐”
    라는 걱정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우리는 카드사 편이 아닌,  국민의 편"이라는 점을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열심히 일하고도 욕먹는 것은 결코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금융당국이 좀 더 진솔한 모습으로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