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PF 여파 … 중소기업 대출 1년 새 약 10조원↓개인사업자 대출도 4조원↓ … "기회 더 좁아질 전망"
-
- ▲ ⓒ뉴데일리DB
정부가 저축은행업권의 중금리대출 확대 방침을 결정했지만, 중소·영세업자의 대출 기회는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저축은행이 연체율 부담과 건전성 관리를 이유로 대기업 대비 중소·개인사업자 대출을 줄여온 상황에서 중금리대출 확대에 집중할 경우 영세 차주의 비은행 접근성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정부, 저축은행 민간중금리대출 확대 지원금융위원회는 최근 '저축은행 역할 제고방안'을 통해 업권의 서민금융 공급 확대를 위한 중금리대출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정부의 정책상품인 사잇돌대출 공급요건은 기존 신용 하위 30%에서 50% 수준으로 완화하고, 햇살론을 취급하는 경우엔 영업구역 내 여신비율 산정 시 150% 가중치를 적용하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민간 중금리대출에 대해서는 예대율 산정 시 대출금액의 10%를 제외하는 등 저축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릴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마련했다. 금융 포용성을 높이고 서민 부담을 줄이겠다는 목적이다.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지난달 말 연임에 성공하면서 중금리 대출 확대와 가계대출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업권의 역할 및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중금리대출 규모 늘고 중소·개인사업자 대출은 줄고현실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민금융 강화를 목표로 추진하는 중금리대출 확대가 또 다른 금융 소외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면서다.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79곳의 지난해 기업자금 대출액(잔액)은 전년(58조9982억원) 대비 7조4456억원(16.0%) 감소한 49조5526억원이었다.이 중 대기업 대출은 3조1724억원으로 전년(2조9724억원) 대비 6.7% 늘었다.하지만 기업자금 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1년 사이 10조원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은 전년(56조258억원) 대비 17.2% 감소한 46조3801억원으로 집계됐다.개인사업자 대출도 전년(19조7751억원) 대비 4조1348억원(21%) 줄어든 15조6403억원이었다.저축은행의 중소·개인사업자 대출 규모가 감소하는 동안 중금리대출은 늘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이 지난해 취급한 중금리대출액은 11조2945억원으로 전년(7조3934억원) 대비 52.8% 증가했다.저축은행이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상환 능력이 우위인 대기업 위주의 자금조달을 하면서 중소·개인사업자의 자금 대출이 줄었고, 중금리대출 규모 또한 증가하면서 그만큼 중소·개인사업자 대출은 상대적으로 감소한 흐름이다.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중금리대출 규모를 늘리면서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중소·개인사업자 대출 기회는 좁아진 것"이라며 "특히 중소기업 부문에는 부동산 관련 대출이 많고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회원사의 중소·개인사업 대출은 소극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실 여파로 큰 폭(4.79%) 오른 12.81%였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신용이력 등이 일정치 않은 영세 차주에 대한 자금공급은 더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