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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철 치료가 유행이다. 2~30대는 충치로 4~50대는 잇몸질환으로 치아를 잃어 임플란트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장년층의 경우 잇몸질환에 쉽게 노출되기에 치아와 잇몸관리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하지만 적잖은 비용과 번거로운 시술과정에 사람들은 번번이 치료를 포기하곤 한다. 직장인 최 모씨(45세, 남)는 5년 전 치주질환으로 잃은 치아 자리에 임플란트를 해 넣으려 했으나 빠진 치아의 뒤에 있던 어금니가 빈 공간으로 쓰러져 교정을 위해선 쓰러진 어금니를 세우는 교정을 먼저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는 치료를 포기했다.
최 씨와 같이 어금니 주변의 치아가 빠지는 경우 치료는 시급하다. 어금니 주변의 치아가 빠졌을 때 치료를 서두르지 않으면 치아가 빠진 공간으로 어금니가 쓰러져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쓰러진 어금니를 세우기 위한 추가적인 부분 교정이 필요하다.
그 동안의 부분 교정 치료에서는 쓰러진 어금니를 세우기 위해 인접한 치아들을 묶어 버팀목으로 사용하는 치료 방법을 썼다. 이를 위해 치아에 접착제로 부착되며 치아 이동을 위한 철사를 유지하는 장치(일명 브래킷)를 인접 치아에 부착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어금니와 그 주변 치아 뿐 아니라 앞니까지 고정식 교정 장치인 브래킷을 붙여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를 불편하게 여기는 중년 환자들은 치료를 포기해 최 씨와 같이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만족할 만한 치료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왔다.
이에 이대목동병원 교정과 전윤식 교수팀이 발표한 ‘와이어 교정 치료법’이 화제다. 전 교수팀의 성과는 미국 유명 치과 교정학회지 'Am J Orthod Dentofacial Orthop' 최근호에 소개되기도 했다. 전 교수팀이 고안한 ‘와이어 교정 치료법’은 쓰러진 어금니를 본래의 자리로 바로 세우기 위한 부분 교정법으로 일정한 온도가 되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형상기억합금의 원리를 이용했다.
이러한 와이어를 이용한 부분 교정법은 머리카락 굵기의 가는 와이어를 사용하기에 치아 손상 없이 최소한의 힘으로 치아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 기존 치료와 같이 버팀목으로 인접 치아를 하나로 묶어 사용하지 않고 쓰러진 어금니 주변 잇몸 뼈에 작은 미니스크루를 심은 후 인접한 치아에 강한 철사로 연결해 버팀목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장시간 치료를 진행해도 이물감이 적다.
이에 전윤식 이대목동병원 치과진료부 교정과 교수는 “와이어 교정 치료법은 기존 브래킷을 이용한 교정에 비해 환자 내원 시 관찰 시간이 짧아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편리할 뿐만 아니라 다음 내원 기간이 길어 내원 횟수고 줄일 수 있다”며 “브래킷 없이 교정 치료가 가능해 브래킷 주변에 프라그가 생기는 단점도 없어 입 안 위생 또한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같은 교정과 김민지 교수는 “와이어 교정법은 최소한의 힘으로 치아를 이동시키기 때문에 잇몸이 약한 4~50대 환자 중 보철 치료를 위한 부분 교정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인접한 치아의 버팀목 역할 면에서도 다른 치료법에 비해 주변 치아의 움직임이 없어 더 효과적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윤식 교수팀은 쓰러진 어금니의 와이어 교정 치료법을 바탕으로 기존보다 더 편리한 부분 교정술을 앞니에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앞으로는 앞니와 어금니뿐만 아니라 전체 치열 교정에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한편 기존 석고 모형을 이용한 진단 및 장치 제작에서 3차원 영상 구현 장치인 디지털 스캐너를 접목할 예정”이라면서 “이를 통해 보다 세밀하고 정확한 분석 및 진단을 할 수 있어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 결과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