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미-중 관세 우려에 약보합 마감 … 코스닥은 2%대 강세국고채 시장 혼조세 … 원·달러 환율, 6.5원 내린 1449.9원 마감CPI 둔화에도 커지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 외국인 투매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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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마디마다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 폭탄 예고에 하락을 거듭하던 양대 지수는 관세 유예 조치에 급등했다가 미-중 무역 갈등 격화가 재부각되며 재차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특히 양대 경제 강국의 갈등 심화로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2445.06)보다 12.34포인트(-0.50%) 내린 2432.72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4.32포인트(-1.81%) 내린 2400.74로 출발한 뒤 장중 2400대가 무너지기도 했지만 이후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3억6095만주, 7조6111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은 전일(681.79)보다 2% 넘게 상승하면서 695.59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도 개장 직후에는 1.33% 하락한 672.74로 거래를 시작했지만, 오전 10시 45분쯤 상승 전환한 후 오름폭을 크게 확대했다. 거래량은 10억3799만주, 거래대금은 6조5578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투자자가 6632억원을 팔아치웠는데, 코스피에서만 6896억원을 순매도했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264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과 기관은 3960억원, 150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2.13%), SK하이닉스(-1.31%), LG에너지솔루션(-4.01%), 삼성전자우(-2.03%)는 하락 마감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55% 상승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코프로비엠(-3.09%), HLB(-0.57%), 에코프로(-2.86%) 등이 약세, 알테오젠(2.04%), 레인보우로보틱스(6.95%) 등은 강세를 나타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는 관세 우려가 재부각되며 재차 숨 고르기에 돌입했다”며 “코스닥 시장도 전 거래일 속등에 따른 숨 고르기 양상을 보였지만, 개별 이슈에 따른 종목 장세가 전개됐다”고 설명했다.

    국고채 금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은 전일 대비 2.6bp(1bp=0.01%포인트) 하락한 2.411%로 마감했다. 5년물과 10년물도 각각 0.4bp, 0.6bp 내린 2.510%, 2.696%로 장을 마쳤다. 반면 장기물인 20년, 30년, 5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9bp, 0.9bp, 0.5bp씩 상승했다.

    또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1456.4원)보다 6.5원 떨어진 1449.9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이슈에 따라 롤러코스터 장세를 펼쳤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 7일부터 상호관세가 발효되던 9일까지 6.97% 급락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일부 국가에 대해 상호관세 적용을 90일 유예한다고 밝힌 10일에는 151.36포인트 올라 역대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중간 무역분쟁 격화 우려로 이날 다시 약세를 나타냈다.

    특히 이 기간 뉴욕증시의 약세까지 겹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매 현상이 지속됐다.

    외국인은 7~11일 국내 증시에서 4조3327억원을 팔아치운 반면 개인은 2조4171억원, 기관은 1조2961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한 주간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으로 1539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알테오젠(792억원) ▲신한지주(477억원) ▲유한양행(423억원)이 뒤를 이었다.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SK하이닉스(-2057억원) ▲삼성전자(-941억원) ▲네이버(-390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무역 갈등과 위안화 약세에 동조하며 9일 장중 한때 1487.6원까지 치솟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약 16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유예 조치 이후로는 다소 진정된 모습을 보였다.

    이 가운데, 미 노동부가 10일(현지 시각) 발표한 3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면서 물가 압력에 대한 부담은 일부 덜기도 했다. 3월 미국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4% 올라 2월의 2.8%보다 낮아졌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인 2.5%를 밑도는 수준이며 2021년 2월 이후 4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물가 상방 압력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심리 부진, 제조업 업황 우려에 따른 수요 약화를 감안하면 수요 측면 물가 상승 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중국 외 국가들에 대한 관세부과 유예와 협상 가능성도 감안하면 한동안 수입 물가 부담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관세는 스태그플레이션적 충격”이라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 안정과 고용이라는 두 가지 정책 목표를 동시에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iM증권은 “상호관세 정책에 따른 경기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물가 하락을 시장은 경기둔화 시그널로 받아들이며 증시 전반이 하락했다”며 “한편으로는 향후 장기화될 관세 정책이 물가 우려를 자극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 언급되는 부분 역시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국 대상 관세부과 조치를 유예한 만큼 향후 협상 가능성이 열린 점에 기대를 걸었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상호관세 90일 유예 결정으로 시장은 트럼프가 원하는 것이 협상 없는 무역전쟁과 이에 따른 경기침체가 아니란 것을 확인했다”며 “미-중 관세전쟁이 지속되고 있으나 트럼프도 자산시장발 하드랜딩과 같은 극단적 사태는 원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으며 지수 하단을 타진해볼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