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33년 D램 왕좌 삼성전자 제쳐고부가 HBM 독점에 희비 … 마이크론도 참전하반기 삼성전자 참전 이후 진짜 승부 벌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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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1분기 D램 매출 기준 점유율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SK하이닉스에 D램 왕좌를 내준데 이어 3위 마이크론의 추격도 거세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부가 제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이 D램 시장 점유율을 결정하는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삼성이 엔비디아 공급망에 입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올 하반기에는 3사 간의 진검승부가 예상된다.13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삼성을 제치고 33년 만에 점유율 1위에 오르는 등 지각변동이 생긴데는 고부가 고성능 제품인 HBM이 전환점을 만든 것으로 해석된다.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D램 매출 기준으로 점유율 36%를 기록한 SK하이닉스가 점유율 34%인 삼성전자를 앞서고 그 뒤를 점유율 25%인 마이크론이 잇는 구도가 형성됐다.반도체 점유율 조사는 통상 매출(revenue)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이번에 SK하이닉스가 삼성을 넘어설 수 있었던 것도 고부가 제품인 HBM 판매가 호조를 나타낸 덕분으로 해석된다. 범용 메모리 대비 통상 6배 이상 단가가 높은 HBM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매출을 빠르게 키웠고 이 매출을 기준으로 한 시장 점유율에서도 SK하이닉스가 우위에 선 것으로 보인다.범용 메모리 비중이 70%를 넘어가는 삼성전자 입장에선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가격 하락의 타격이 컸다. HBM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가 범용 메모리 비중을 20%대로 낮추고 HBM에 선택과 집중을 택한 것이 지난 1분기에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문제는 삼성이 SK하이닉스에 자리를 내준데 더해 만년 3위로 점유율 격차도 컸던 마이크론이 위협적인 존재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 마이크론 점유율은 25%로 아직은 삼성전자와 점유율 격차가 크지만 10%포인트(p) 안쪽으로 격차를 줄였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마이크론은 1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의 40%, 30%를 점하는 사이에 껴 20%대 점유율도 힘겹게 지켜오던 상황이었다. 지난해 2분기에는 점유율 19.6%, 3분기와 4분기에는 각각 22.2%와 22.4%로 20% 초반대 점유율을 기록하다가 올들어 20% 후반대 점유율로 올라선 모습이다.마이크론의 성장에도 HBM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에 이어 5세대 HBM인 'HBM3E' 제품의 엔비디아 공급을 확정지으면서 HBM 매출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했고 지난달 20일(미국시간) 열린 2025 회계연도 2분기(2024년 12월~2025년 2월) 실적발표에서 "HBM 매출이 사상 처음 1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전분기에 비해서도 50% 이상 성장한 수치다.한국 HBM 인력들을 영입하기 위한 물 밑 움직임도 활발하다. 주로 일본과 대만에 두고 있는 사업장에서 근무할 인력들을 모집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업계에선 마이크론이 최근처럼 활발하게 한국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해 나선 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적극적이라는 의견이 다수다.업계 관계자는 "기본 연봉을 현재 직장의 1.5배를 부르는 것은 당연하고 업무 경력과 포지션에 따라 더 높은 몸값을 부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여기에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같은 인센티브를 더해 향후 미국 사이트(사업장)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안하고 있다"고 전했다.하지만 하반기 이후 삼성의 반전도 기대된다. 현재 엔비디아에 HBM3E 퀄테스트(품질 검증) 막바지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이 하반기 이후 본격적으로 HBM 매출을 올리기 시작하면 D램 3사의 HBM 시장 쟁탈전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1분기엔 SK하이닉스가 삼성 점유율을 꺾었지만 되살아나는 범용 메모리 시장 분위기까지 더해져 삼성이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당장 1분기 삼성전자 잠정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좋았던 것도 범용 메모리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으로 뒷심을 발휘한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2분기 이후엔 이 같은 메모리 업턴 분위기가 더 확실해지면서 삼성이 점유율을 되찾는데 힘을 실어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