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업고도…"리바트·한섬 손 대자 영업이익 '반 토막'
업계일각 "최연소 총수, 보기 안쓰럽다" 등 오너 경영능력 구설수
현대百"업태 불황 시기에 이만큼 키운 곳은 없다"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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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재계사에서 '최연소 총수'로 불리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경영능력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진출한 패션·가구 등의 신규사업이 연이은 실적 부진을 겪자 일각에서는 정 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심지어는 현대백화점그룹 측이 지난달 초 사업성 부족과 위니아만도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이유로 위니아만도 인수 건을 계약 직전 철회한 것에 대해서도 '있는 것부터 잘 해야지'라는 지적이 돌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나이 42세인 현대백화점그룹의 총수 정지선 회장은 지난 2000년 현대백화점 경영관리팀 부장으로 입사하고 3년 만에 부화장에 올랐다.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영 전반을 도맡았던 그는 마침내 36세가 된 2008년 회장직에 올랐다. 

    최연소로 그룹 총수에 오른 정 회장은 지난 2010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비전2020'를 선포했고, 성장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 지난 2011년 말 '리바트'를 인수하며 가구사업에 뛰어들었다.

    재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리바트의 지분 24.6%를 인수하며 인수직후 '현대리바트로' 변경, 현대백화점이라는 확고한 유통채널을 등에 업고 리바트의 행보에 기대감을 드러내게 했다.

    하지만 인수 직전 195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인수 이후 2011년에 89억원으로 크게 떨어졌고, 2012년엔 전년의 36% 수준인 32억원에 그쳤다.

    지난해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배 가량 상승한 128억원을 달성했지만 업계에서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크게 미흡하고, 그룹에 인수되기 직전 해인 2010년의 영업이익에도 훨씬 못 미치고 있어 자체 노력이 뒤떨어지는 것으로 지적이 되고 있다.

    이에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리바트의 경우 올해 상반기실적만 영업이익 700%뛰었다"며 "예전에 가구는 한샘 외엔 모두 적자인 시기였다. 특히 현대리바트는 B2B 1위 기업으로, 가구업계 중 B2B 중심의 사업을 운영하면서 이만큼 성장시킨 곳은 없을 것"이고 설명했다.


     

  • ◇두 번째 '정지선표' 패션사업도 부진…무리한 욕심?  

    엎친 데 닾친 격으로 정 회장의 두 번째 야심작 패션사업도 실적 부진은 마찬가지였다.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이 4200억원 가량의 거금을 투입하고 인수한 한섬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후 실적은 뒷걸음치기 바빴다. 인수되기 직전해인 2011년 984억원에 달했던 한섬의 영업이익은 인수 이후 2012년 710억원을 기록, 지난해엔 504억원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도 160억원에 그치고 있어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더욱 감소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처럼 손 대는 신규사업 마다 실적부진이 이어지자, 단기간에 그룹 총수에 오른 정 회장의 경영 능력 논란도 불거져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이라는 탄탄한 유통채널을 기반으로 두었음에도 이 같은 결과는 결국 총수의 능력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라며 "리바트에 이어 한섬까지, 보기 안쓰럽다. 이러한 상황에서 위니아만도 인수 철회는 잘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패션부문은 업태 전체가 불황이었기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포함한 대형업체들도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없었다"며 "특히 불황에 여성복 군의 타격이 가장 컸는데, 패션업계 전체 사업보고서를 비교해 봤을 때도 (인수 이후)한섬 보다 사업 규모를 잘 키운 곳은 없을 정도다. 한섬은 새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상반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가 영업이익이 하락했던 것이고, 하반기에 투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 보다 영업이익만으로 대기업 오너의 경영능력을 논하다니,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사실 영업이익이 하락한 데는 정지선 회장의 능력과는 상관이 없다. 인수는 회장의 결정이지만, 영업을 정상화하는 건 지휘자의 능력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총수로서 책임을 지는 부분은 있을 수 있지만 오너 능력을 논하기엔 성급하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