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20개 기관 30~90% 성과급... 26개 기관 중점관리 지정 해제
  •  

    기관장 해임 건의도 없었고 임금동결 조치를 받은 기관도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노사협상 시일을 넘겼던 부산대병원과 한전기술 등 4곳 마저도 모두 유예조치를 받았다.

     

    당초 공공기관장 해임도 불사하겠다던 정부의 의지는 온데간데가 없다. 3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38개 공공기관들의 중간 평가 결과다.

     

    이번 중간평가를 총괄한 최광해 기재부 공공정책국장은 "기관장 해임 건의하고 임금동결하는 게 목표가 아니고 방만경영 해소하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엄격하게 해서 방만경영 개선도 안 되고 노사간 극단 대치가 이뤄지는 것보다는 정부가 다소 유연한 자세를 보인 게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우수한 점수를 받지 못한 게 패널티라면 페널티"라고 강조했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해 12월11일 공공기관 정상화 계획을 통해 노사 미타결 기관은 원칙적으로 임금을 동결하고 기관장 해임건의를 하기로 했다. 이달초에도 방만경영 공공기관들이 노사협약을 체결하지 못할 경우 기관장 해임을 건의하고 직원 임금을 동결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내기도 했다.

     

    이날 방만중점 기관별 평가 결과 노사협상을 당초 계획대로 타결하지 못한 부산대병원이 48.35, 한전기술이 39.06으로 최하점을 받았다. 발표 사흘전 가까스로 노사협상을 잠정 타결한 코레일도 노조 집행부가 몇 달 없었다는 이유로 내달 10일까지 유예해줬다.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 29일 협상을 마친 한전기술도 노사타결이 인정돼 해임건의를 추진하기 않기로 결정했다. 부산대병원은 노사협상의 관건인 퇴직수당이 법인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노사가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연말까지 유예를 해주기로 했다.

     

    38개 중점기관은 아니지만 노사협상이 미타결된 중소기업진흥공단도 임금동결 대상이지만 연말까지 유예를 주기로 해 사실상 임금동결이나 해임건의가 된 공공기관과 기관장이 아무도 없는 결과가 됐다.

     

  •  

    ◇ 부채 24.4조원·복리후생비 30% 감축


    정부 평가결과 38개 중점관리대상기관(부채중점 18개, 방만경영개선 20개) 공공기관들이 10개월만에 부채 24조원, 복리후생비 2000억원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18개 부채중점관리기관의 부채감축은 24.4조원으로 당초 계획 20.1조원 보다 4.3조원 초과 달성했다.

     

    LH가 9조7410억원, 예금보험공사가 4조1310억원, 한국전력공사가 2조418억원을 감축했다. 도로공사, 가스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도 1조원대의 부채 감축에 성공했다. 부채중점기관 평가에서는 동서·서부발전, 석유공사, 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들이 상위권에 자리했다.

     

    또 38개 중점관리대상 기관 중 37개 기관이 방만경영 개선 이행을 완료(97.4%)하고 부산대병원만 미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물자원공사와 석탄공사는 부채감축 목표에 미달해 연말까지 기회를 더 주기로 했다. 기재부는 부채를 1000억원 이상 감축한 곳이 9개라 상당히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복리후생비는 한국거래소가 1인당 896만원의 복리후생비를 줄여 1위에 올랐다. 수출입은행, 코스콤, 마사회 등도 300만~400만원씩 줄였다. 38개 기관의 1인당 복리후생비 감축은 지난해 427만원에서 올해 299만원으로 30%를 줄여 평균 128만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 ◇ 상위 20개 기관 30~90% 성과급... 26개 기관 중점관리 지정 해제

     

    노사 타결을 조기에 이행한 기관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난방공사, 방송광고진흥공사 등이 상위권에 올랐고 반면 아직 노사 타결을 이루지 못한 부산대병원과 한전기술이 최하위권에 위치했다.

     

    정부는 중간평가 상위 50% 수준인 20개 기관에 인센티브를 지급키로 했다. 지급률은 보수월액의 30~90% 수준이다. 2014년 성과급이 2013년 대비 70% 수준 삭감돼 있는 상황을 감안했다는게 정부의 설명이다.

     

    부채관리가 미흡해 지난해 경영평가 성과급이 50% 삭감됐던 한전, 수공, 도공, 석공에 대해서도 절반 수준을 복원해주기로 했다. 광물자원공사와 철도시설공단도 부채감축 자구노력을 12월중에 재평가해 성과급 복원 여부를 재검토할 계획이다.

     

    아울러 27개 방만지정 기관 중 방만경영 개선을 완료한 부산대병원을 제외한 26개 기관은 중점관리기관 지정을 해제하기로 했다. 다만 지난 27일 잠정 합의안을 조건부로 승인한 코레일의 경우 조합원 투표 등의 절차가 마무리되는 내달 10일까지 법적 효력을 갖는 최종 합의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제재키로 했다.

     

  • ▲ ⓒ제공=기재부
    ▲ ⓒ제공=기재부


    ◇ 이면 합의시 즉각 해임..연말까지 2단계 추진


    기재부는 앞으로 중점관리기관에서 지정 해제된 기관들이 향후에도 건실한 경영 상태를 유지하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 추진하고 매년 1분기에 이면합의 존재, 방만경영 개선 내용의 유지 여부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키로 했다.

     

    점검 결과 이면 합의가 있거나 방만경영 개선 사항을 부활 또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방만경영 항목을 유지할 경우 즉각 기관장, 임원 등의 해임 건의를 추진한다.

     

    최경환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 정상화의 날 워크숍에서 "공공기관 개혁의 종착역은 공공기관이 생산성 있는 기관으로 거듭나는데 있다"며 "기능조정과 관리제도 등을 포함해 연말까지 2단계 공공기관 정상화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