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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중(對中) 수출 부진은 중국이 자체적으로 중간재·자본재 생산능력을 높이면서 나타난 구조적 문제라는 주장이 나왔다. 앞으로도 대중 수출 부진은 지속될 수 밖에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1일 한국무역협회와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9월 가공단계별 대중 수출액은 중간재에 속하는 '반제품'이 335억달러(약 35조3000억원), 최종재에 포함되는 '자본재'가 225억달러(약 23조7000억원)로 집계됐다.
반제품이란 완제품이 아니라 여러 단계의 공정 중 일부 공정만 끝마친 제품이다. 자본재는 다른 제품 생산에 주로 활용되는 완제품으로 설비·투자와 관련이 깊으며 평판디스플레이·반도체 등이 대표적 대중 수출 자본재 품목이다.
이번에 집계된 반제품과 자본재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반제품은 2.1%, 자본재는 7.2% 감소한 수준이다.
우리나라 전체 대중 수출량에서 차지하는 반제품과 자본재의 비중은 각각 31.6%, 21.2%로, 반제품과 자본재의 수출 감소는 우리나라 전체 대중 수출 부진으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문제는 이런 대중 수출 부진이 올해에 한정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단 중국의 수출 증가세가 최근 몇년간 둔화됐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된 지난 2012년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7.9%로 2011년(20.3%)과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
중국이 자체 생산능력을 키우면서 굳이 한국에서 반제품과 자본재를 수입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점도 한국의 대중 수출에 부정적이다. 가령 중국이 대형 장치산업에서 생산 자급률을 키우면서 올해 1∼9월 대중 평판디스플레이·센서 수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9.3% 줄었다. 전년 대비 수출액 감소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이어졌다.
이런 구조적 변화 아래 가공무역 중심의 한국 대중 수출은 앞으로도 부진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