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더 내릴 때 아냐"엔저 현상 심화 수출 악영향 시 추가 인하 가능성도
  • ▲ 일본의 대규모 추가 양적완화와 관련, 한국은행은
    ▲ 일본의 대규모 추가 양적완화와 관련, 한국은행은 "주의깊게 모니터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NewDaily DB

    일본이 대규모 추가 양적완화에 기습적으로 나서면서 시장의 눈은 한국은행을 향해 쏠려있다. 환율 안정을 위해 한은이 금리를 다시 한 번 인하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여있는 것이다.

한은은 지난 8월과 10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했다. 그 결과 현재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연 2.0%를 유지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환율(엔저)을 금리로 방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되풀이해 왔다. 현재로썬 주의깊게 모니터링할 뿐, 그 이상의 대응은 할 계획이 없다는 의미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년 1분기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엔저로 인해 수출 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더 약화될 경우 한은도 고민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 "아직은 주의깊게 모니터링 중"

한국은행에 따르면 5일 엔-원 환율은 정부가 '엔저 대응 및 활용 방안'을 발표한 지난달 8일 100엔당 987.87원에서 지난 4일 944.77원까지 44.10원 하락했다. 

엔화 약세는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 단행 이후 심화되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31일 금융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자산매입을 통해 본원통화를 연간 60조~70조엔 늘리는 현행 양적완화 규모를 80조엔까지 확대하기로 한 바 있다.

정부는 엔저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여러 대책을 내놨다. 자동화설비 관세감면대상을 중견기업까지 확대해 30%의 감면율을 적용하고, 엔저 피해기업의 단기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환변동보험의 보험료 부담을 절반으로 감면해 주는 등 이른바 '활용 대책'을 발표한 것.

그러나 일본 통화당국이 엔화를 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정부의 지원책도 결국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역시 맞춤형 대책을 고심 중이지만 뚜렷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모니터링 수준을 높이고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근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를 언급하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바, 경제동향 점검과 리스크관리에 철저를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 정책 발표가 예상보다 빨리 발표됐다"면서 "내수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 총재는 "엔화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 우려된다"며 "상황을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추가 인하설 '솔솔'

엔저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은은 올해 안으로 금리를 추가로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우세하다. 지난 8월과 10월의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금리 인하 효과를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내년 1분기에는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주요 근거는 낮은 물가상승률이다. 한은이 전망한 내년 3.9% 성장률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에 근접한다. 하지만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1.4%, 내년 2.4%다. 내년에도 중기물가목표(2.5~3.5%)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일본은행이 대규모 추가 양적완화를 발표하면서 그 배경 중 하나로 지적한 것도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인해 물가하락 압력이 커졌다'는 것이었다. 이는 우리나라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