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간 논쟁 국회로 비화…광주·대전시장 “당 차원 조정” 호소
  • ▲ 호남고속철도.ⓒ연합뉴스
    ▲ 호남고속철도.ⓒ연합뉴스

     

    ‘저속철’ 논란에 휩싸인 KTX 호남고속철도의 서대전역 경유를 둘러싼 지역 간 논쟁이 국회로 번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논란을 잠재우기보다는 지역 간 갈등 국면을 수수방관하며 나 몰라라 한다고 지적한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28일 새정치민주연합 당 최고위원회에 참관인 자격으로 참석해 호남고속철의 서대전역 경유에 대해 반대 뜻을 밝혔다.


    윤 시장은 이 자리에서 “‘눈물 젖은 호남선’이란 얘기도 있는데, 서대전역을 거치면 고속철이 아닌 저속철이 된다”며 “애초 계획된 노선을 운행되도록 당 차원에서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호남인이 분노하는 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지역 정서에 호소하는 발언을 했다.


    권선택 대전시장도 이날 국회를 방문해 당 지도부와 국토교통위원회 의원들을 면담하고 서대전역 경유 존치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권 시장은 이날 “서대전역 이용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대전역 이용횟수를 코레일이 제시한 것보다 늘려야 한다”며 “호남고속철이 대전권을 지나지 않으면 하루 5700여명의 출·퇴근과 출장업무 이용자 불편, 3군 본부 관계자의 신속한 국방행정 업무 차질 등 많은 불편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당내 호남과 충청지역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딜레마에 빠졌다.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과 전국 단위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 어느 쪽도 포기할 수 없는 처지여서 난감한 표정이다.

  • ▲ 최연혜 코레일 사장(한국철도협회 회장)이 20일 2015년 철도인 신년교례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최연혜 코레일 사장(한국철도협회 회장)이 20일 2015년 철도인 신년교례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일각에서는 국토부와 코레일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토부와 코레일이 호남고속철 운행계획 변경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지역 간 갈등 국면을 조정해야 하는데도 조정 능력을 상실한 채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견해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지난 22일 국토부 출입기자단과 가진 신년 간담회에서 이번 논란의 소나기를 피해 가려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눈총을 사기도 했다.


    최 사장은 당시 호남고속철의 저속철 논란에 대해 질문을 받고 “(운행계획을 코레일이 제출한 것은 맞지만) 저희가 제출한 대로 (결정)되는 것도 아니고 호남 운행 편수의 몇 퍼센트를 운행계획에 반영했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상부(국토부)에서 여러 가지 요소를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직답을 피했다.


    최 사장은 특히 서대전역 경유 편수 비율과 관련해 “관심 있게 보지 않았다. (사무실에) 돌아가서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일단 최대한 빨리 운행계획을 확정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토부가 애초 호남고속철 개통 시기를 3월에서 4월로 늦춘 것을 두고 여론 동향을 살펴 이번 논란을 흐지부지 얼버무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합당한 논리와 자료를 통해 지자체를 설득하기보다 눈치를 살펴 반발이 수그러들기를 기다렸다가 운행 편수 비율을 적당히 조정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통을 준비하다 보면 시차는 생길 수 있다. 3월까지는 모든 개통준비가 완료될 예정이며 관계기관 일정 협의를 통해 4월 초로 개통시기를 정했다”며 “지역 간 견해차와 개통시기 조정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