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노동자비생대책위, 청와대 앞서 기자회견 개최 "속도전식 정책 추진으로 산업 근간 뒤흔들어" 성토 기관·노조 협의 후 이전 절차 밟는다는 해수부와 대비 마사회는 착공시기도 앞당긴 채 협의안 선 제시 압박 마사회장 "비정상의 정상화 아닌 정상의 비정상화 생길 수 있어"
-
- ▲ 경기 과천 경마장 전경. ⓒ뉴데일리
정부가 과천 경마장 등 주요 택지 착공 시기를 2030년에서 2029년으로 1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한국마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이전 로드맵 제시되지 않은 데다 협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착공 일정만 일방적으로 앞당기고 있어서다. 마사회는 정부 요구에 따라 협의안을 마련 중이나, 정작 정부 지원안 등은 '깜깜이'인 상태로 마사회의 패만 먼저 노출되는 상황에 놓였다.◇마사회 노조, 과천 경마공원 졸속 이전 규탄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5개 경마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경마노동자비상대책위원회'는 29일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과천 경마공원 졸속 이전 추진 규탄 및 노동자 생존권 보호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이들은 "과천 경마공원은 대한민국 경마산업의 핵심 사업장이자 수도권 주요 공공 레저 인프라로서 기능해 온 마사회의 핵심 수익 기반"이라며 "정부는 산업 경쟁력, 재정적 영향, 지역경제 파급력, 불법 사행시장 확대 우려, 2만4000여 명의 말산업 종사자의 생존권에 대한 객관적 분석이나 책임 있는 대책 마련도 없이 속도전식 정책 추진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그러면서 "지역사회와 현장 의견을 배제한 채 정치 일정만을 앞세운 정부의 졸속 행정을 질타한다"며 "산업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방적 정책 추진에 대한 즉각적 중단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경마노동자비상대책위는 정부에 ▲경마공원 졸속 이전 추진 중단 ▲산업·재정·고용 영향에 대한 객관적 검증 실시 ▲노동자 생존권 및 고용안정 대책 마련 ▲경마 산업의 지속 가능성 보장 방안 제시 ▲노동조합·현장과의 실질적 협의체 구성 등 5대 요구사항도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정부에 공식 항의서한과 함께 과천 경마공원 이전을 반대하는 10만9619명의 서명지도 함께 전달했다. 이들은 향후 대정부 투쟁을 전개하는 한편 실질적 사회적 협의체 구성도 요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
- ▲ 한국노총 산하 5개의 경마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경마노동자비상대책위원회'가 29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경마공원 졸속 이전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경마노동자비상대책위원회
◇본사 이전 이슈까지 부상하며 마사회 '혼란'앞서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은 정부의 '1·29 부동산 공급 대책'에 과천 경마공원 이전이 포함되자, 지난 2월 청와대 앞 긴급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총력 투쟁에 나섰다. 세종시 국토교퉁부 정문 앞에는 마사회 이전을 반대하는 공공기관들의 근조화환이 줄지어 놓였다.정부가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대책을 발표하고 밀어붙이면서 마사회 뿐 아니라 지자체 등 현장 반발도 확산됐다. 과천시에서는 마사회 노조와 지역 주민들이 함께 '과천 사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집회를 여는 등 대규모 집단 행동도 이어졌다.과천 경마장 이전을 놓고 마사회, 지자체, 지역사회에 이르기까지 반대가 확산세지만 정부는 되려 착공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 중인 셈이다. 여기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주 정치권에서는 '마사회 본사 제주 이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마사회 내부와 지역 사회의 혼란도 커지는 분위기다.최근 오영훈 제주지사가 마사회를 방문해 우희종 마사회장에게 마사회 본사 제주 이전을 공식 제안했다. 2차 공공기관 이전 기조와 맞물린 것으로 제주도는 국토부에 마사회를 1순위 유치 희망기관으로 제안한 상태다.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경마 산업은 교통 접근성과 대규모 관람객 유입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만큼 비수도권으로 옮기는 것이 자칫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한 마사회 관계자는 "과천 경마장 이전과 관련돼 아직 정리된 사항이 없는데 최근에는 본사 제주 이전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당혹스럽다"며 "정부와 구체적 협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착공 시기까지 앞당겨 발표해 불안감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
- ▲ 한국마사회 노동조합과 과천시민들이 연대한 과천사수범시민총궐기대회가 지난 2월 7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공원에서 진행된 가운데 경마 산업의 죽음을 알리는 꽃상여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뉴데일리
◇'선 지원책 제시 후 이전' 해수부와 대비정부와 마사회 간 과천 경마장 이전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임에도 정부가 당초 계획보다 착공 일정을 앞당기는 등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은, 최근 해양수산부의 산하 공공기관 이전 대응 방식과도 대비된다는 지적이다.최근 해수부는 산하 공공기관 부산 이전 논의와 맞물려 '선 지원책 제시 후 이전 협의' 절차를 밟고 있다.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산하 6개 공공기관의 부산 이전 추진과 관련해 "무조건 부산으로 온다고 확답할 수 없고 공공기관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처럼 이전을 강행한 후 지원방안을 사후에 마련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부작용이 크다"며 "기관장 및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지원방안을 확정하고 해당 기관이 자발적으로 이전하는 절차를 밟아야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아울러 해수부는 최근 해양수산 관련 기관과 기업의 부산 이전을 지원하기 위한 '부산 해양수도 이전기관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도 마련했다. 소관 국유재산의 중앙관서장이 국유재산 임대료를 최대 전액 감면하고, 주거 지원을 위해 해수부 장관이 주택 공급 기준 등을 고시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 골자다.정작 마사회는 과천 경마장 이전 착공 예정 시기만 앞당겨졌을 뿐 구체적 로드맵이나 지원방안은 제시받지 못한 반면 정부로부터 협의안 제시를 요청 받아 제출을 앞뒀다.이번 협의안 제출로 마사회 측 입장과 수용 가능 범위를 먼저 노출시키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마사회만 불확실성 속에서 먼저 패를 다 공개한 채 협상 테이블에 앉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
- ▲ 우희종 한국마사회장.ⓒ연합뉴스
◇마사회장 "공기업 발전 전제 못한 이전 진행은 '역적'"우희종 마사회장도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연일 내부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정부 정책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과천 경마장 이전을 충분한 준비와 절차적 검토 없이 속도전으로 추진하면, 마사회 조직은 물론 경마 산업 생태계 전반에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우 회장은 "'공기업'이란 점에서 이전이란 과거 뚝섬에서 과천으로 올 때처럼 해당 공기업의 발전을 전제해야 하고 그렇지 못한 이전을 진행시킨다면 그야말로 '역적'"이라며 "공기업 임직원 모두 맡은 바 책무를 다하지 않은 셈이기에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정부 지침에 부응하려 노력하지만 '공기관'과 달리 '공기업'으로서 몇천명의 구성원 생계와 35만평에서 50만평까지 요구되는 이전이다보니, 2029년 착공이라는 워낙 긴박한 정부 이전 시간표에 따르려면 이전 과정 중에 각종 법령에 의한 절차적 정당성이 지켜지기 어려울 것 같아 우려된다"고 꼬집었다.우 회장은 "현실적으로 정부 방침에 따를 수 밖에 없는 말단 공기업으로서 추후 자칫 대통령이 강조한 '비정상의 정상화'가 아닌 '정상의 비정상화'가 생길 수 있어 개인적으로 걱정"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