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땐 휘발유 125원·경유 628 등 인상 요인 억누르고 동결5차 가격도 동결 유력 … "지금 상황에선 큰 변동 요인 없어"정유사 "3조원대 손실" … 정부 "전부 보전? 국민들 납득하겠나""호르무즈 통행 재개되면 최고가격 해제 안 할 이유 없어"
  • ▲ 경유 30.8%, 휘발유 21.1% 등 4월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21.9% 급등한 6일 오전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를 2000원 대에 판매하고 있다. 석유류 급등 속에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4월 소비자물가 동향'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뉴시스
    ▲ 경유 30.8%, 휘발유 21.1% 등 4월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21.9% 급등한 6일 오전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를 2000원 대에 판매하고 있다. 석유류 급등 속에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4월 소비자물가 동향'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뉴시스
    정부가 5차 석유 최고가격 고시를 앞두고 또다시 가격 동결 카드를 꺼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이 이미 정부 통제 가격을 웃도는 상황이 길어지면서 정유사 손실 보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서다.

    특히 정부가 확보한 정유사 손실보전 예산 4조2000억원이 조만간 바닥을 드러낼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물가 관리 압박과 재정 부담 사이에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이날 5차 석유최고가격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4차 최고가격을 고시하면서 휘발유 리터당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가격을 동결했다. 이는 3차 최고가격과 동일한 수준이다.

    당시 정부는 국제유가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서민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 부담 경감을 위해 정부가 일정 부분 책임을 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가격을 동결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5차 최고가격도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산업부 핵심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지난주에는 올랐다가 다시 이번 주에는 떨어지다가 6일에는 또 갑자기 뚝 떨어졌다"며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큰 변동 요인이 많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정부가 가격을 통제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록 시장가격과의 차액은 정유사 손실로 쌓이고, 정부 재정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다. 

    4차 최고가격은 그동안 인상 미반영분을 고려했을 때 리터당 휘발유 2059원, 경유 2551원, 등유 2103원으로 결정돼야 했다. 각각 휘발유 125원, 경유 628원, 등유 573원의 인상 요인을 정부가 억누르고 가격을 동결한 것이다.

    정부는 정유사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총 4조2000억원 규모의 재정을 확보한 상태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금과 같은 국제유가 수준이 이어질 경우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는 확보된 예산이 대부분 소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이후 정유사들은 정부 통제 가격에 맞춰 공급을 유지하면서 대규모 역마진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부와 정유사들은 손실 보전 기준을 두고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원가를 기준으로 손실 기준을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유사들은 제품별 원가를 명확히 산정하기 어려운 만큼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을 기준으로 손실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유사들은 이를 기반으로 석유최고가격제가 시행된 지난 3월 13일 이후 누적된 손실이 최대 3조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정유사 주장대로 손실 보전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동 전쟁이 시작된 뒤 정유사들의 1/4분기 마진이 (MOPS를 기준으로 하면) 5~6배 뛰었다"며 "국제 유가가 3배씩 뛰었다고 그걸 다 국민 세금으로 보전을 해준다면 국민들이 납득을 하겠냐"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두고 5차 최고가격도 동결할 경우 여권의 '포퓰리즘'에 편승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호르무즈해협 통행이 재개가 되고 석유 가격이 많이 떨어진다고 하면 저희가 최고가격을 해제 안 할 이유가 없다"며 "중동 전쟁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에 최고가격이 유지되는 것이지, 지방선거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