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통화가치 67% 폭락, 지난해 성장률 -7.5%
  • 1년 이상 계속된 내전과 정정불안으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디폴트(국가부도)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우크라 통화인 '그리브나'화의 가치가 올해 들어서만 67%나 급락했고 지난해 성장률이 -7.5%를 기록했으며, 러시아의 채무 조기상환 요구 가능성 등으로 금년중 디폴트 발생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는 것.

    11일 국제금융센터와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 그리브나화 가치는 올해 들어 미 달러화 대비 67%나 절하됐고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국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연 26.71%에 달한다.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 중앙은행은 사실상 환율방어를 포기하고 정책금리를 기존 연 14.0%에서 19.5%로 무려 5.5%포인트나 인상했다.


    이에 따라 통화가치는 하룻만에 31%나 폭락했고, 국채금리는 지난해 7월말의 8.5%에서 금년 2월 6일에는 41%로 급등했다.


    동부지역 내전에 따른 산업시설 파괴와 수출둔화, 민간수요 감소 등으로 지난해 성장률은 전년대비 -7.5%였으며 물가상승률은 28%를 넘는 수준이다.


    우크라의 총외채는 1359억 달러로 이중 정부외채가 350달러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정부채는 이자를 포함해 총 135억 달러지만 외환보유고는 1월말 현재 64억 달러에 불과, 최소 150억 달러의 추가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서방의 지원으로 간신히 디폴트 위기를 넘겼던 우크라는 국제통화기금에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적대관계인 러시아가 2013년 매입한 30억 달러 규모의 유로본드 조기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다른 채권자들은 이 문제가 디폴트를 촉발하는 것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우크라의 위기는 동부 내전의 진정 및 영토회복 여부에 달려있는데, 10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우크라 정부군에 살상무기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혀 사태는 더욱 꼬이고 있다.


    당장 11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소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및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자 회담을 열 예정이어서 사태 해결의 돌파구가 열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박미정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우크라 위기가 국제금융시장에 돌발 악재로 부각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면서 "러시아 및 다른 신흥국으로의 금융불안 파급 여부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