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단독·무기항·무원조·무동력 요트 세계 일주 도전…지난 26일 아프리카 최남단 무사히 통과
  • ▲ 항해 중인 김승진 선장.ⓒ충남도
    ▲ 항해 중인 김승진 선장.ⓒ충남도


    국내 최초로 단독·무기항·무원조·무동력 요트 세계 일주에 도전 중인 김승진 아라파니호 선장(52)이 지난달 26일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인 희망봉을 무사히 통과하며 순항하고 있다. 전체 항해거리의 8부 능선에 다다른 셈이다.


    2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19일 충남 당진시 왜목항을 출항한 김승진 선장은 출항 131일 만인 지난달 26일 오후 4시45분 희망봉을 통과했다. 1일 현재 희망봉 남동쪽 1000마일 해상에서 동쪽으로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


    김승진 선장은 태평양과 남극해 등을 거쳐 총 누적 항해거리 1만7048마일, 총 항해일 수 131일의 대장정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 달 인도네시아 자바섬 순다해협을 거쳐 5월 중순께 왜목항으로 귀항할 예정이다. 김승진 선장의 무사 귀환을 지원하는 희망항해추진위원회는 앞으로 남은 항해거리는 8180여마일, 잔여 항해일수는 70여일로 보고 있다.


    김승진 선장은 지난달 2일 이번 도전의 최대 난코스인 남아메리카 대륙 최남단 케이프혼을 통과해 우리나라 최초로 '케이프호너'가 됐다. 케이프혼은 남미와 남극의 남극해 구간으로 연중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가 일어 바다의 에베레스트로 불린다. 요트로 케이프혼을 통과한 사람에게는 케이프호너라는 명예의 호칭이 주어진다.


    단독·무기항·무원조·무동력 요트 세계 일주는 반드시 적도를 2차례 이상 통과해야 한다. 모든 경로를 한 방향으로 지나야 하고 항해거리는 2만1600마일(약 4만㎞) 이상이어야 한다. 1969년 영국인 로빈 녹스 존스턴이 312일 만에 세계 최초로 도전에 성공했다.

     

  • ▲ 항해 중인 김승진 선장과 요트.ⓒ충남도
    ▲ 항해 중인 김승진 선장과 요트.ⓒ충남도

     

    김승진 선장이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4번째로 단독·무기항·무원조·무동력 요트 세계 일주 완주자를 배출하게 된다. 예산이 부족한 관계로 영국에 있는 세계세일링속도위원회(WSSRC)의 공인은 어렵게 됐지만, 한국기록원을 통해 한국 최초라는 기록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바다를 볼 수 없는 충북 청주가 고향인 김승진 선장은 다큐멘터리 PD로 뉴질랜드에 갔다가 요트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크로아티아에서 9톤 규모의 유람선 요트를 사들여 대서양, 태평양 등 대양횡단을 마쳤다. 2013년부터 단독·무기항·무원조·무동력 요트 세계 일주 도전 계획을 세웠고 지난해 4월15일 이를 공식발표했는데 다음 날 세월호 사고가 발생했다.


    김상균 희망항해추진위원회 사무국장은 "김승진 선장은 양쯔강 탐사에도 나서는 등 대학 시절부터 모험을 즐겼다"며 "처음에는 젊은이들에게 도전정신을 심어주고자 이번 도전에 나섰는데 세월호 사고가 터지면서 바다에 대해 두려움과 아픔을 갖게 된 국민의 상처를 치유하는 의미 있는 도전으로 거듭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