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이익 모두 전망치 상회, 분기 사상 최대 실적HBM 가격·물량 계약 완료 … 수급 불균형 점차 확대D램값 20% 상승 전망 … 2028년 HBM 시장 1000억 달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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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이크론이 2026회계연도 1분기(2025년 9~11월) 증권가 전망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내놨다. 메모리 반도체 '실적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이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기대감도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17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실적발표를 통해 1분기 매출액이 136억 4000만 달러(한화 약 20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56.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증권가 예상치(128억 1000만 달러)를 6.5% 상회한 수준이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영업이익의 경우 64억 2000만 달러(약 9조 5000억원)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168.1% 상승했고, 주당순이익(EPS)도 4.78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7% 뛰었다.부문별로는 D램 매출이 108억 달러(약 15조 9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8.8% 올랐다. 낸드는 매출 27억 달러(3조 9000억원)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5% 증가했다.2분기 실적 전망도 앞서 시장 전망치보다 크게 높여 잡았다. 마이크론은 2026회계연도 2분기 매출액을 187억 달러(약 27조 6300억원), 주당순이익은 8.42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매출 142억3000만 달러, EPS 4.71)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올해 들어 끊임없이 거론되는 AI 거품론을 말끔히 털어냈다는 평가다. 앞서 오라클과 브로드컴의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뉴욕 증시는 물론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영향을 받은 바 있다. 마이크론은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메모리가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했다.실제 이날 마이크론은 2026년 HBM 공급에 대한 가격 및 물량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HBM 시장에 대한 전망치도 상향 조정했다. 마이크론은 "HBM 시장이 2025년 300억달러 규모에서 2028년 1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HBM 시장 1000억달러 달성이 이전 전망보다 2년 앞당겨질 전망"이라고 밝혔다.마이크론의 호실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당분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39조1491억원, 42조7712억원으로 예상했으며 내년에는 삼성전자 85조4387억원, SK하이닉스 76조1434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나아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와 업계 등이 내년도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더 도드라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마이크론이 AI거품론을 불식시키며 두 회사의 실적 전망치가 더욱 상향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주요 시장조사업체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내년 메모리 가격은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두 자릿수에 근접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전반적으로 D램과 낸드 가격이 각각 15~20%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 D램 평균거래가격(ASP)이 기본 시나리오 기준으로 8~1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생산 확대 속도가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공급 부족이 심화되며 가격 상승 폭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역시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메모리 공급 정상화는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연간 기준 D램 가격 상승률이 최대 20%에 이를 가능성을 제시했다.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공급 제약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기간 이어진 낸드 부문의 수익성 저하로 생산능력 축소에 나선 데다, 설비투자 역시 고수익 제품인 HBM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낸드 증설 여력이 크게 제한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고성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수급 불균형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트렌드포스는 2026년 낸드 시장의 연간 수요 증가율을 20~22% 수준으로 전망한 반면, 공급 증가율은 15~17%에 그칠 것으로 봤다. 수요 증가 속도가 공급을 웃돌면서 낸드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한 자릿수 후반에서 두 자릿수 초반(+8~15%)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특히 기업용 낸드 제품의 경우 가격 상승률이 25%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마이크론은 1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모든 사업부에서 이익률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확대됐다"며 "2026회계연도 2분기에도 매출, 이익률, EPS, 현금흐름 등이 개선되고, 2026회계연도 전체로도 실적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