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전기차 대신 내연차로 돌리면서 계약 해지 통보 LG에너지솔루션 매출액의 28.5% 날라가 전기차 수요 둔화 충격파 … 국내 배터리업계 파장 불가피

  •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완성차 제조사 포드와 체결한 9조6000억 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이 통째로 날라갔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에 대한 세제 혜택을 줄이면서 포드가 내연차와 하이브리드차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데 따른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17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10월 포드와 맺었던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장기 공급 계약이 거래 상대방인 포드의 해지 통보로 종료됐다고 밝혔다. 

    해지된 계약 규모는 9조6030억 원으로, 최근 LG에너지솔루션 매출액의 28.5%에 해당한다. 

    해당 계약은 2027년 1월부터 2032년 12월까지 총 75GWh 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으로, 이번 계약 해지로 LG에너지솔루션의 중장기 매출과 수익성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정책 환경과 전기차 수요 전망 변화로 거래 상대방이 일부 전기차 모델의 생산을 중단하면서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계약 당사자였던 포드는 내연차와 하이브리드차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판매 부진을 겪어온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생산을 중단했고, 차세대 전기 픽업트럭(T3)과 전기 상용 밴 개발 계획도 취소했다. 

    이번 계약 해지는 LG엔솔 뿐 아니라 국내 2차 전지 업체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은 지난 11일 포드와의 합작사인 블루오벌SK의 생산 시설을 분리해 각각 독립적으로 소유·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전기차 보조금과 배출가스 규제 등 친환경차 지원 정책을 축소하고 있으며, EU 집행위원회는 2035년 신차 내연기관 판매 금지를 목표로 했던 규제를 완화해 전기차 비중과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