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올해 마지막 금융회의 … 0.75%로 인상 유력엔캐리 청산 공포 … "이번엔 충격 제한적" 평가도국내 금융시장 '간접 영향' 경계 … 환율·외국인 수급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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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시선이 다시 한 번 ‘엔캐리 트레이드’ 향방에 쏠리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오는 19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5% 수준에서 0.75%로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일본 기준금리는 1995년 이후 약 3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3월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한 데 이어 이후에도 점진적으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왔다. 임금 상승과 물가 안정이라는 조건이 일정 부분 충족됐다는 판단 아래, ‘초저금리 국가’라는 정체성에서 벗어나 통화정책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최근까지도 “금리를 인상해도 여전히 완화적인 금융 환경 속에서 조정되는 것으로 경기를 저해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거듭 내놓으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발언들을 이번 금리 인상이 단발성 조치가 아니라 중장기 정상화 과정의 연장선에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관건은 글로벌 자금 흐름이다. 일본의 금리 인상은 저금리 엔화를 빌려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던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자극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은행이 정책 전환 신호를 내놓을 당시에도 엔화 강세와 함께 글로벌 주식·채권시장이 일시적으로 출렁인 바 있다.

    다만 이번 인상에 따른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일본은행이 이미 여러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해 왔고, 상당 부분이 자산 가격에 선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는 재정 악화로 대한 우려가 주요 배경”이라며 “미국과 일본 간 금리차가 추가로 축소되더라도 지난해와 같은 엔화의 급격한 강세와 이에 따른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한국 금융시장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 금리 인상이 외국인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촉발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엔화 강세가 본격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국내 주식·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의 단기 이동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이 중립금리를 연 1.0~2.5% 범위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이번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중립금리 수준과 향후 정책 방향을 어떻게 제시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장기적으로는 일본은행과 새 정부 간 공감대 형성 여부와 정책 갈등 요인도 함께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