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코텍·아델, 사노피에 1조5500억 규모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기술수출 레이저티닙 이후 첫 결실,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증명"과거 동아에스티가 공동개발 고려한 치매 신약 … 끝내 불발돼"
  • ▲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 모습. ⓒ조희연 기자
    ▲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 모습. ⓒ조희연 기자
    오스코텍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파이프라인으로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최대 10억4000만달러(약 1조5300억원) 규모의 대형 기술수출을 체결했다. 해당 치료제는 바이오기업 아델과 오스코텍이 공동개발한 신약인데 과거 동아에스티가 이 치료제를 공동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으로 확인됐다.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는 17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내 바이오산업 입장에서 자금력이 없다시피한 소규모 바이오텍이 똘똘한 물질을 알아보고 스타트업과 협력, 공동 투자를 통해 큰 딜을 만들어낸 보기드문 선례가 됐다"면서 기술수출 계약과 관련한 뒷 이야기를 공개했다. 

    오스코텍은 지난 16일 아델과 공동 연구한 타우 단백질 표적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DEL-Y01'을 사노피에 기술이전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10억4000만달러로, 오스코텍과 아델은 선급금으로 8000만달러(약 1180억원)를 수령한다. 

    향후 개발 및 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 달성 시 추가 금액을 받게 된다. 제품 출시 이후에는 순매출액에 연동된 단계별 로열티를 최대 두 자릿수 비율까지 수령할 권리를 확보했다.

    윤태영 대표는 "아델 윤승용 대표와의 인연은 2013년 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귀국한 지 얼마 안되었을 당시 동아제약의 고 강신호 회장님은 내가 이끌던 혁신신약연구소에 치매신약 개발을 주문하셨고, 그 일환으로 국내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연구자를 물색하던 중 아산병원에서 알츠하이머 관련 스크리닝을 체계적으로 셋업해놓고 있던 윤승용 교수와 일년 넘게 협업을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말 수가 적은 분이라 많은 얘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MD이면서도 오로지 실험실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연구만을 파고드는 외곬수라는 인상이 남아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윤 대표는 2019년 동아에스티 연구본부장 시절 다시 윤승용 대표를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연구본부의 Search & Evaluation BD를 담당하던 한정현 박사가 아델이라는 스타트업 회사를 소개하면서 윤승용 대표를 다시 만났다"며 "ADEL-Y01이라는 특이한 타우항체를 개발 중이었고, 아직 기전적으로 완성된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가장 강력한 aggregation과 spreading을 유발하는 타우단백질 AcK280 부위를 타깃한다는 점과 이를 뒷받침하는 여러 비임상 데이터가 마음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제약사들이 시도하던 아밀로이드 항체가 판판이 임상에서 실패하던 때라 그 다음의 흐름은 타우로 올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했다"며 동아에스티와 아델 간 공동개발 협상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다만 최종 단계에서 투자가 무산됐고 결국 윤 대표는 그 결정을 보지 못한 채 오스코텍으로 이직하게 됐다.

    이후 상황은 반전으로 이어졌다. 윤 대표는 "오스코텍으로 옮긴 지 몇 달 안되어 동아에서 계약을 안 하기로 결정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이후 김정근 회장님과 식사를 하며 '이런 일이 있더라'는 투덜거림으로 동아와 아델 이야기를 전했더니, 회장님이 갑자기 정색을 하며 '그럼 우리가 가져오죠!'라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스코텍이 항체를? Are you serious?"라며 "레이저티닙 계약금이 남아있다고는 하지만 이 조그마한 적자 바이오텍이 동아도 꺼리는 규모의 투자를 하고, 생전 근처도 안 가본 항체신약을 공동개발한다는 게 지금 생각해도 미친 짓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럼에도 2020년 겨울 오스코텍과 아델의 공동개발 계약이 성사됐고, 양사는 항체 신약 전임상과 임상 개발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윤 대표는 "비록 biologics(바이오의약품)는 처음이었지만 연구진들이 'on the job'으로 규제를 공부하고 문제를 해결해가는 모습을 보며 여러 번 감탄했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이번 사노피 기술수출을 오스코텍의 구조적 전환점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번 딜은 오스코텍 입장에서는 기념비적인 전환점"이라며 "레이저티닙만을 바라보는 one trick pony라는 일부의 인식을 불식시키고, 스타트업과의 협력과 공동 투자를 통해 큰 딜을 만들어낸 보기 드문 선례가 됐다"고 강조했다.

    또 개인적인 소회도 덧붙였다. 윤 대표는 "나의 아버지도 수년간 알츠하이머병을 앓다 돌아가셨다"며 "사노피가 ADEL-Y01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환자와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