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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회사들의 수익성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 평균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3월을 기준으로 이전 5년간은 5.8%였지만, 이후 5년간은 3.0%로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대형 증권사의 ROE 하락 폭은 더 커서 같은 기간 11.7%에서 5.8%로 떨어졌다.
2008년 이후 코스피 거래대금은 꾸준히 늘었지만 주식위탁매매 수수료율이 2000년대 중반의 0.15%에서 2010년에는 0.10% 이하로 급락, 증권사 수익성 악화를 유발했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들의 전체 수익 중 위탁매매수수료의 비중은 금융위기 전 5년간 평균 40.9%에서 금융위기 후 5년간에는 36.4%로 4.5%포인트 줄었지만, 여전히 미국(54.1%)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매우 높은 편이다.
위탁매매수수료의 수익비중은 대형사가 같은 기간 46.6%에서 38.2%로 줄어 중소형사(38.6%에서 35.3%)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자산관리수수료 수익비중은 1% 수준으로 매우 낮고 금융위기로 인한 변화는 거의 없으나, 대형사는 금융위기 이후 1.0%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대해 강종만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사 수익성 하락의 원인과 개선방향' 보고서에서 "국내 증권사는 향후 금융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적정 수준의 위탁수수료율 확보, 지속적인 구조조정, 자산운용업무 확대, 금융전문인력 확충, 영업전략의 차별화 등을 통한 수익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금융연구원의 이지언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증권사 이익구조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위탁수수료와 관련해 "증권거래 규모나 국내총생산 등에 대비한 수탁수수료수익 비중이 우리나라가 미국, 일본에 비해 여전히 높아 향후 수탁수수료 추가 하락의 여지가 있다"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수탁수수료 인하 추세로 수익성 압박이 지속되면 결국 업권내 구조조정이 일어날 전망이라는 것.
이지언 연구위원은 "수익성 증대를 위해서는 투자 관련 운용수익 제고에 노력하는 한편 인수주선, 기업인수.합병 자문 등에서 신상품 개발과 리스크관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