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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남고속철.ⓒ연합뉴스
시속 300㎞로 달리는 호남고속철도가 2일부터 본격 운행에 들어간다.
2004년 경부고속철도가 개통한 지 11년 만에 충청·호남지역에도 실질적인 고속철도 서비스가 이뤄져 명실상부하게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에 들게 됐다.
◇1일 광주송정역서 개통식…제13대 대선 공약 등장 후 28년·착공 6년만
호남고속철 개통식은 1일 광주송정역에서 열렸다.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박기춘 국토교통위원장, 홍문표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윤장현 광주시장, 이낙연 전남지사, 송하진 전북지사, 이시종 충북지사 등 정·관계 인사와 지역주민 등 1200여명이 참석했다.
호남고속철은 오송역에서 시작해 공주역, 익산역, 정읍역을 거쳐 광주송정역까지 182.3㎞를 고속주행이 가능한 신선으로 개설하는 국책사업이다. 교량은 71개소 72.2㎞로 총연장 길이의 39.6%를, 터널은 34개소 46.0㎞로 25.2%를 각각 차지한다.
사업비는 차량구매비 7360억원 포함 총 8조3529억원이 투입됐다.
2009년 5월 착공 이후 6년 만에 개통됐다. 1987년 12월 제13대 대통령 선거공약으로 호남고속전철화가 제기된 지 28년 만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에 운행 중인 경부고속철도와 고속도로 위로 고가를 건설하고 기존 철도 노선을 운행하는 열차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는 등 어려운 여건에도 첨단 특수공법 등을 적용해 구조물 공사를 마치고 최근까지 안전 점검과 영업 시험운전을 이상 없이 끝마쳤다"고 말했다.
이날 개통식으로 호남고속철은 '무늬만 KTX'라는 오명을 벗게 됐다.
그동안 호남선은 대전 아래지역으로는 기존 철도 선로를 이용하느라 시속 150㎞ 정도로 느리게 갈 수밖에 없었다. 서대전~계룡·논산역~광주 구간이 구불구불 곡선구간이 많아 제 속도를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호남고속철은 1단계 사업으로 충북 오성에서 광주 송정까지 고속선로가 새롭게 놓여 명실상부한 고속철 시대를 맞았다. 시속 300㎞ 속도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에 든 것이다.
서울 용산역에서 광주 송정역까지 소요 시간은 최단 1시간33분이다. 종전 2시간37분보다 1시간4분 단축됐다. 서대전역을 거치지 않음에 따라 중간역 정차에 따른 평균 소요시간도 1시간47분으로 1시간1분 덜 걸린다.
목포~용산은 최단 2시간15분, 여수엑스포~용산은 최단 2시간46분이 소요된다.
KTX 운행 횟수는 주말 기준으로 상·하행 모두 합쳐 하루 68회다. 구간별로는 용산~광주송정 16회, 용산~목포 32회, 용산~여수엑스포 20회 등이다.
목포행까지 합치면 광주송정은 현재보다 4편 늘어난 48회가 운행된다. 목포행은 지금보다 8편, 여수엑스포행은 2회 각각 증편된다.
서대전역을 거쳐 기존선로를 이용하는 용산~익산 구간 KTX는 따로 18회 운행된다.
운행횟수 증가에 따라 공급좌석은 주말 기준으로 하루 3만2320석에서 4만2194석으로 9874석 증가한다.
운임은 신선인 고속철도 운행 구간이 늘어남에 따라 용산~광주송정은 4만6800원으로 종전보다 8200원 올랐다.
호남선 운임이 비슷한 거리를 운행하는 경부선보다 비싸 논란이 일었지만, 국토부는 고속선과 기존선 거리에 맞춰 경부선과 같은 기준으로 요금을 산정했다는 설명이다. 1㎞당 운임은 고속선은 163.31원, 기존선은 103.66원이다.
호남고속철 개통으로 기존 버스·항공편을 이용하는 교통수요가 KTX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통연구원 연구결과를 보면 서울~광주 구간의 항공기 이용객 100명 중 53.5명이 항공기 대신 KTX를 탈 것으로 전망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호남고속철 개통을 계기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이는 교통 서비스 혁명이 이뤄진다"며 "경부축보다 발전이 더뎠던 충청, 호남지역의 발전을 앞당길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폭발 잇따랐던 변압기 교체…영업 시운전 이상 무
호남고속철은 최근 개통을 앞두고 연이은 변압기 폭발 사고가 알려져 안전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국토부에 따르면 호남선 KTX는 2013년 시운전에 착수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경기 고양시 차량기지에서 열차에 전기를 넣는 순간 변압기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지난 2월22일과 지난달 8일에도 비슷한 사고가 터졌다.
변압기는 고압 전류를 낮춰 열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다. KTX 차량 앞뒤 기관차에 하나씩 총 2개가 설치돼 있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사고 원인 파악이 안 된 상태다. 변압기 자체 결함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고 모두가 차량의 초기 기동과정에서 발생한 것들로, 열차 운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문제의 변압기는 신품으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실제 영업과 같은 조건으로 운행하는 영업 시운전을 이상 없이 마쳤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7월부터 운영 중이던 개통·운영 준비 전담조직을 지난 2월 관련 부서와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해 확대·개편했고, 단계별로 고위급 합동 점검회의를 통해 개통에 차질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종합점검 기간에 토공노반 침하 문제(217개소, 14㎞)와 콘크리트 궤도 보조철근 시공 문제(50개소)가 제기됐지만, 2월 말 보수·보강을 마쳤다"며 "전문기관을 통해 지속해서 살피는 등 안전에 지장이 없게 조치를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KTX 산천을 개량한 신형 KTX 차량은 최첨단 3중 제동시스템을 장착해 제동력이 향상됐으며 충격흡수장치도 기능이 향상돼 보다 안전한 운행이 기대된다"면서 "차량 내 좌석 수가 늘었음에도 좌석 무릎공간이 5.7㎝ 늘어 쾌적하고 개인별 콘센트가 설치돼 승객이 편의성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