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장으로 다양한 연출 '라이트 필드' 기술로 관심 폭발기존 카메라 강자와 사업영역 달라 '밥그릇 싸움' 피했지만...구멍 난 AS망 등 깐깐한 한국 소비자 마음 잡기 쉽지 않아
  • ▲ ⓒ뉴데일리경제DB.
    ▲ ⓒ뉴데일리경제DB.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불어 닥친 '카메라 혁명'이 한국에서도 먹힐지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기존 카메라 강자들과 사업영역이 겹치지 않아 치열한 밥그릇 싸움은 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AS망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채 한국에 들어온 상태여서 깐깐한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지 미지수다.

    2일 관련업계와 두릭스(DURIX)에 따르면 라이트로는 2006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된 카메라 전문 기업이다. 이 회사는 사진 한 장으로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라이트 필드' 기술을 개발, 구글과 애플로부터 극찬을 받은 바 있다. 2012년에는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발명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두리코는 지난달 31일 라이트로의 카메라를 국내로 들여와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카메라 이름은 '라이트로 일룸'이다. 두리코는 라이트로 일룸 카메라를 수입하는 회사다. 카메라 판매와 AS는 두리코의 계열사 두릭스가 맡는다.

    이 카메라는 사진을 전문적으로 촬영하는 웨딩·베이비 스튜디오 등에서 주로 쓰인다. 하지만 제품 활용범위가 독특하다.

    일반적인 스튜디오용 카메라의 경우 촬영 후 앨범을 만들기 위한 인쇄물이 어느 정도 선명하냐에 따라 성능을 평가받는다.

    캐논과 니콘, 소니, 삼성 등 대다수 카메라 기업들이 화소경쟁을 벌이는 까닭도 궁극적으론 좋은 인쇄물을 뽑아내기 위해서다.

    그러나 라이트로 일룸 카메라는 이 같은 '일반론'과 거리가 먼 제품이다. 화소 싸움에는 관심이 전혀 없다. 기존 카메라 업체들과 경쟁을 벌여야 할 이유도 없는 셈이다.

    라이트로 일룸 카메라는 사진을 찍고 난 뒤 소프트웨어 기술로 초점과 심도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찍은 사진 한 장을 3D 영상으로 구현하거나 색다른 모습으로 바꿀 수 있다.

    일선 스튜디오에선 사진 외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있다. AS 문제다. 현재 두릭스가 AS를 전담하고 있지만, 사실상 판매점에 가까운 형태여서 제품을 수리할 처지가 못 된다. AS센터를 세우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조차 없는 상태다.

    다만 두릭스는 카메라 자체에 문제에 있을 경우 구입 후 1년 동안 무상으로 제품을 교환해줄 방침이다. 소비자 과실에 따른 고장 발생 시에는 미국 본사로 제품을 보내 수리를 받도록 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스튜디오에선 매일 카메라는 써야 하는데 고장 난 제품이 돌아올 때까지 한두 달씩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두릭스 관계자는 "서초동 두리코 본사 1층에 AS센터를 세울 예정이다. 또 수리를 위해 미국으로 제품을 보낼 경우 무상으로 다른 기기를 대여해줄 방침"이라면서 "대리점을 늘려나가면서 AS에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캐논과 니콘, 소니 등 다른 외산 카메라 업체들은 라이트로와 달리 모두 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AS 역시 한국 지사에서 직원을 자체적으로 뽑아 담당하고 있다. 캐논과 니콘의 경우 AS센터 수만 국내에 30여 곳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