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도를 내야 할 현대증권의 매각이 인수 후보자인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시한 연기요청으로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로 인해 증권가의 M&A(인수합병)작업과 관련, 현대증권의 다음 차례였던 KDB대우증권의 일정 역시 뒤로 밀리게 됐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당초 현대증권의 매각을 5월 중으로 끝낸 이후 대우증권의 매각작업에 곧바로 착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변수가 발생했다. 현대증권 우선협상대상자인 '오릭스 PE코리아-자베즈파트너스 컨소시엄'이 매각주간사인 KDB산업은행에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서(SPA) 체결 시한을 한 달 더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

     

    오릭스 측이 본입찰 당시 제안한 인수 구조를 일부 변경하겠다는 의도로, 동반매도권을 가진 나타시스은행 지분(4.74%)은 인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자베즈파트너스와 현대그룹 간 파생상품계약(TRS, 토털리턴스와프)은 유지하겠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산업은행도 지난 1일 오릭스PE-현대증권의 SPA 체결 시점 연기를 승인했다.

     

    다만 지난 2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옵션부 투자규제 합리화 대책 때문에 금지 대상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 역시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사모펀드(PEF) 등록 과정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는 지 검토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증권 인수의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파인스트리트가 인수 조건이 변경됐기 때문에 오릭스에 대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한달 동안 적지 않은 난항도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현대증권 매각완료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짐에 따라 대우증권의 매각작업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는 점이다.

     

    당초 금융당국은 연내 대우증권 매각 추진을 고려하고 있으며 대우증권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도 금융자회사 매각에 협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우증권의 지분 43.0%를 들고 있는 산업은행은 5월 말 현대증권의 매각이 완료되면 곧바로 인수를 추진할 예정이었다.

     

    반면 현대증권의 인수계약 체결 시한이 1달 연장됨에 따라 대우증권의 매각작업 개시는 빨라야 7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의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이 지난해 5월 현대증권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이후 10월 본입찰을 시작해 올해 1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점을 감안하면, 매각 시작부터 마무리까지는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에, 대우증권의 매각은 해를 넘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됐다.

     

    대우증권 관계자 역시 "회사 매각은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의지가 절대적이기 때문에 산업은행의 결정에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국이 계획대로 대우증권 매각작업까지 완료한다면 유안타증권과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의 합병(예정)까지 더해 수년간 지속돼 왔던 증권가의 인수합병(M&A)러시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반면 현대증권 매각작업 연기로 대우증권의 연내 매각도 사실상 물건너가게 돼 증권사들의 M&A 이슈는 내년까지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