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일서 시제품 수차례 공개하며 기술력은 검증대량 생산 위한 소재 업체 뒷받침 안 돼 고민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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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18인치 플렉서블 OLED. ⓒLG디스플레이.
삼성의 폴더블(folderable) 디스플레이 양산 계획이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8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당초 삼성은 올해 중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출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관련 부품소재 확보에 애를 먹으면서 사실상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블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다 보니 패널과 소재 업체로 연결되는 양산 체제를 구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삼성의 폴더블 기술력은 이미 상당 수준에 올라와 있다. 실제 지난해 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 전시회 'CES 2014' 기간 중 VIP를 대상으로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공개한 바 있다.
같은 해 4월에도 독일에서 비공개 회의를 통해 좌우로 접을 수 있는 이른바 '3단 접이 스마트폰'을 선보인 바 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이 스마트폰은 올 가을쯤 국내에 첫 선을 보일 전망이다.
삼성이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밀고 있는 삼성 입장에선 현재까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액정디스플레이(LCD)를 눌러야 하는데, 그러려면 차별화된 OLED만의 강점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폴더블은 OLED로 만들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디스플레이로 손꼽힌다.
곡률 반경이 600㎜ 이하면 구부러진 '플렉서블(flexbile)' 디스플레이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접히는 형태의 폴더블의 경우 곡률 반경을 1㎜ 이하로 떨어뜨려야 한다. 두루마리 휴지처럼 말리는 모양의 '롤러블(Rollable)' 디스플레이는 5㎜ 이하의 곡률 반경이면 구현 가능하다.
그러나 폴더블의 양산 시점은 여전히 안갯속에 묻혀 있다. 삼성이 시제품을 연달아 발표하며 기술력을 과시한 상태지만 대량 생산을 가능케 할 부품소재 업체는 아직 준비가 덜 된 모양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과 LG 모두 시제품은 계속 선보일 예정이지만 양산 시점은 못 박을 수 없다"며 "다만, 올해 중으론 사실상 힘들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 역시 "OLED가 양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패널 회사만의 역할이 아니라, 소재 업체가 뒷받침했기 때문"이라며 "플렉서블 시대로 넘어가는 문제도 소재 업체들이 따라와야 가능한데 그 시점을 단언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OLED을 접게 되면 패널 속 부품 간 쏠림 현상이 일어나 발열 현상이 심해진다. 이를 막기 위해선 방열 부품을 넣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패널 두께가 두꺼워질 수밖에 없다.
한편, LG는 오는 2017년까지 롤러블 형태의 투명 디스플레이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60인치 TV를 같은 해 하반기 중으로 출시되며, 폴더블과 투명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