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엘니뇨 단계를 ‘경보’로 격상, 하반기엔 위력 더 강화될 듯 미 금리인상 등 다른 리스크와 맞물려 금융시장불안 자극 소지
  •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를 초래하는 '엘니뇨' 현상이 하반기 글로벌 경제에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엘니뇨 감시구역으로 설정한 태평양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지난 3월초에는 평년 대비 +0.5℃이던 것이 5월13일에는 +1.0℃로 지난 2010년 3월 이후 5년만에 가장 높아졌다. 엘리뇨 판단기준은 +0.5℃다.

     

    NOAA는 엘니뇨 단계를 2월 '주의'에서 3월부터 '경보'로 격상시켰다. 또 엘니뇨가 금년 여름까지 지속될 가능성을 70%, 가을에도 계속될 확률 역시 60% 이상으로 상향조정했다.

    호주 기상청도 지난 수 주 동안 조사한 결과 엘니뇨가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기후관측 책임자인 데이비드 존스는 “이번에는 지난해처럼 강도가 약하거나 예보 직전에 그치는 수준이 아니다”며 “아주 실질적인(substantial) 현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스 책임자는 엘리뇨 현상이 여름께 최고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태평양 적도지역의 해수면 온도는 일반적으로 서쪽이 높고 동쪽이 낮지만, 중앙과 동쪽 지역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을 엘니뇨라고 한다. 반대로 적도지역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면 '라니냐'라 한다.

    엘니뇨는 정상적인 해양.대기 흐름을 방해, 여러 나라에서 가뭄과 홍수, 고온 혹은 저온 현상 등 이상기후를 불러와 대형 자연재해와 농업, 수산업, 광업부문 생산을 감소시키고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 실질성장률 저하는 물론 사회불안까지 초래한다.

    인도, 호주, 인도네시아, 남미 등 태평양 연안 국가들이 특히 엘니뇨에 취약하다.

    인도의 경우, 엘니뇨 발생시 가뭄으로 쌀, 옥수수, 면화 등 농작물 생산이 감소하고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져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기 힘들어 진다.

    호주는 동부와 북부는 가뭄, 남부는 고온 현상으로 산불 위험성이 높아지고 소맥 생산이 감소, 글로벌 곡물공급 차질 및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엘니뇨가 실질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0.41%포인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인도네시아도 엘니노의 부정적 영향이 가장 큰 나라 중 하나다. 극심한 가뭄으로 쌀, 옥수수, 금속 등의 생산이 감소하고 가격이 급등한다.

    남미의 페루, 칠레, 에콰도르, 콜롬비아, 볼리비아 등도 폭우와 가뭄 빈발, 대두와 옥수수.면화.커피.열대 과일 생산이 감소하고 수산물 어획량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하반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중국의 경기둔화 움직임,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 가능성 등 세계 경제 여건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강력한 엘니뇨 발생은 신흥국 發 금융시장 불안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엘니뇨에 따른 농작물 생산 감소 및 '애그플레이션' 가능성 등에 대비해 선제적 차원에서 농산물 수급 상황과 재고확보 방안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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