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석유류 안정세에 두달째 1%대배추 51%·무 52% 등 김장재료 급등세는 여전근원물가 전년比 1.9%… 체감물가 1.2% 안정 찾아
  • ▲ 10월 물가상승률 ⓒ통계청
    ▲ 10월 물가상승률 ⓒ통계청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21년 1월 이후 3년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9(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했다.  2021년 1월(0.9%) 이후 45개월(3년 9개월)만의 최저치다.

    올해 들어 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과 3월 3.1%로 정점을 찍은 이후 4월부터 5개월 연속으로 2.0%대 흐름을 유지하다가 9월엔 1.6%로 떨어진 바 있다. 9~10월 두 달 연속 1%대의 둔화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산물은 전년 동기 대비 1.2% 올랐다. 김장 재료인 배추(51.5%), 무(52.1%) 등 채소는 50% 넘게 뛰었고 상추(49.3%), 호박(44.7%)도 여름 폭염 영향으로 크게 올랐다. 

    쌀 가격은 8.7% 떨어지면서 작년 1월(-9.3%) 이후 21개월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사과(-20%), 포도(-6.5%) 등 과일도 안정세를 보였고 육류(돼지고기 4.7%↑·국산 쇠고기 2.6%↓)도 비교적 안정흐름을 나타냈다. 

    공업제품은 전년 대비 0.3% 하락했다. 2021년 2월(-0.8%) 이후 44개월만에 '마이너스' 전환이다. 특히 휘발유(-10.6%), 경유(-16.1%) 등 석유류 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며 물가 안정세를 이끌었다. 

    전기·가스·수도는 전년 보다 3.0% 올랐다. 세부적으로 도시가스(6.9%), 지역난방비(9.8%)은 오름세를 보였고 전기료(-0.4%)는 감소했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 대비 2.1% 상승했다. 보험서비스료(15.1%), 공동주택관리비(4.2%)은 올랐지만 해외단체여행비(-5.4%), 자동차보험료(-6.1%) 등은 하락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에 영향이 큰 석유류 가격이 크게 줄고, 과일 가격도 많이 안정되면서 전체 물가상승률이 하락했다"며 "채소와 외식 물가는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의 상승 폭은 전년 동월 대비 1.8% 올랐다. 다른 근원물가 지수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전년보다 1.7% 상승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1.2% 올랐다. 계절·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작성된 신선식품 지수는 1.6% 상승률을 기록하며 1%대로 내려앉았다.

    기획재정부는 물가 흐름이 지난 8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인 2.0%에 도달한 데 이어 9월과 10월에는 두 달 연속 1%대를 기록한데 대해 하향 안정세가 공고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이날 열린 '경제관계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석유류 가격이 하락하고 농·축·수산물 가격도 1%대 상승률로 둔화하는 등 물가 하향안정세가 공고해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11월 물가는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2% 이내의 안정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