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LCD-OLED', 'PC-TV' 등 모든 사물에 적용 가능... "버튼 없앤다"'HUD-HMD', 車유리, 안경, 계기판을 컴퓨터로…"가상현실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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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 버튼이 사라질 날이 머지않았다. 투명디스플레이가 이 같은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운전을 하다 모르는 길을 만났을 때 모바일 기기나 네비게이션을 켜지 않아도 앞 유리창에 옅은 컴퓨터 화면이 뜨면서 자동으로 길 안내를 시작하고, 아침밥을 먹으려 식탁에 앉기만 하면 눈앞에 뉴스가 펼쳐지는 시대가 임박했다.
본지는 투명디스플레이의 기본 개념과 적용 범위, 기술개발 현황에 대해 3편에 걸쳐 소개한다.
1일 유비산업리서치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투명디스플레이는 말 그대로 화면 뒷면이 마치 유리창처럼 훤하게 뚫려 있는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투명도가 5~80% 사이에 들어가면 투명디스플레이라고 할 수 있다.
종류는 크게 투사형(Projection)과 직시형(See trough) 등 2가지로 나뉜다. 투사형에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와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가, 직시형에는 투과형 액정표시장치(LCD)와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있다.
먼저 HUD의 경우, 자동차 앞 유리창에 그래픽 이미지를 투영해 차량의 현재 속도와 연료 잔량, 내비게이션 길안내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운전 중 지나가는 풍경을 캡처해 확대하고, 밖에 보이는 사물들이 무엇인지 음성과 문자로 알려주기도 한다. 차 유리창이 컴퓨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국내에선 기아자동차의 K9(2012년)에 최초로 HUD가 적용됐다.
HUD 원리는 LCD TV와 비슷하다. 디스플레이에 나타나는 색의 기본 단위인 화소를 전기신호에 따라 표현하기 때문에 다양한 모양의 이미지를 유리창 주변에 투영시킬 수 있다.
LCD 패널과 눈으로 볼 수 있게 빛을 비춰주는 백라이트(BLU), 반사렌즈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계기판 뒤쪽의 대시보드에 HUD 장치가 설치된다.
대부분 속도와 연료잔량, 주행거리, 길안내 등의 정보가 표시된다. HUD는 전투기와 민간 항공기에 가장 먼저 적용됐다. 비행 도중 전방 시야를 확보한 상태에서 각종 비행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는 음성인식 기능이 들어가고 운전패턴이나 행동을 분석, 필요한 정보를 HUD가 알아서 제공하는 형태로 발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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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착용하면 눈앞에 입체 영상을 보여주는 HMD도 있다. 삼성전자의 기어VR(가상현실)에 탑재된 디스플레이가 대표적 예다.
HMD는 생생한 이미지와 영상, 음성 등을 통해 마치 현실인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안경 유리면에 반사면을 형성하고, 안경 측면이나 상·하부에서 만들어진 영상이 안구로 들어오게 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이미 관련 기술은 상용화돼 있는 상태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숙제로 남아있다.
현재 모바일 기기와 TV 등에 널리 쓰이고 있는 LCD와 OLED도 투명디스플레이로 발전시킬 수 있다.
LCD는 편광판과 컬러필터(CF). 액정, BLU로 구성돼 있다. 투명 LCD는 BLU를 제거해 주변 빛을 이용하거나 측면에 BLU를 붙이는 두 가지 형태로 제작된다.
삼성은 현재 22인치와 46인치 투명 LCD를 양산하고 있다.
투명 LCD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TV, 모니터, 태블릿PC 등은 물론 냉장고로 대표되는 백색가전, 유리창, 광고판, 자동차 유리, 쇼윈도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
OLED는 양쪽 전극과, 전자·전공 수송층, 발광층 등 간단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음극과 양극을 통해 주입된 전자와 정공이 만나 발생하는 빛을 이용한 디스플레이인 것이다.
BLU가 없이도 자체 발광하기 때문에 투명 OLED는 쇼케이스와 투명 노트북 등 다양한 아이디어와 결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지난 2003년 엡손(Epson)이 세계 최초 OLED를 이용한 투명 전자 시계를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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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투명TFEL(Thin-Film Electro-Luminescence) 방식도 존재한다. 무기 형광체 내에 전자가 빠르게 지나가며 빛을 내는 원리다. 투명전극과 무기 형광체 사이에 절연막으로 구성된 간단한 구조(사진)를 택하고 있다.
무기 형광체와 절연막, 전극이 모두 투명하기 때문에 투과도가 70%에 달한다. 수명도 길고 온도와 물리적 충격에 강해 활용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다.
다만, 일부 색깔을 자체적으로 낼 수 없는데다 높은 교류전압을 써야 해 구동부 구성에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은 옥에 티다.
유비산업리서치 관계자는 "투명디스플레이는 잠재적 가치가 매우 크기 때문에 기존 산업을 대체할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며 "앞으로 기능과 디자인 면에서 진일보한 응용 제품들이 쏟아지면서 신시장이 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