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 이랜드 회장, 국내외 골프장 대거 사들여 '눈길'신안그룹 박순석 회장, 리베라CC 5곳 154홀 운영해 남다른 애착이웅열·단재완 회장 등은 현대重 소유 골프장 지분 매입1위는 162홀 보유한 삼성…한화 126홀·롯데 90홀 뒤이어


 
재계 회장님들의 '골프장 사랑'이 식을줄 모르고 있다.

골프장 지분을 매입하는가 하면, 기존의 가지고 있던 골프장을 확장하는 등 골프사업과 관련된 재계의 움직임이 갈수록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재벌가, 골프장 더 넓히고… 더 사고 …
M&A의 귀재로 불리는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일찌감치 남태평양 사이판에 자리잡은 유명 골프장인 '코럴오션 포인트 (COP)'리조트 클럽을 인수했다. 

COP리조트 클럽은 한국인들도 많이 찾는 골프장으로 유명하다. 

필리핀해와 맞닿은 사이판 남부에 위치해 코스를 도는 내내 바다를 마주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뿐만 아니라 이랜드그룹은 지난달 계열 이랜드파크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국내 광릉포레스트CC를 300억원에 인수했다. 

'골프재벌'로 통하는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도 골프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다. 

신안그룹은 리베라·신안·그린힐·에버리스·웰리힐리CC 5개소에 총 154홀을 보유중이다. 

효성그룹도 최근 계열 골프장 웰링턴컨트리클럽(웰링턴CC)의 확장 공사 규모를 크게 늘렸다.  
 
경기도 이천시에서 웰링턴CC을 운영하는 두미종합개발은 모회사인 ㈜효성에 55억1500만원 규모의 공사 발주를 맡겼다고 정정 공시했다. 

웰링턴은 '신이 축복을 내린 신성한 땅'이란 의미로 조석래 회장이 공들여 만든 골프장으로 유명하다. 

골프장 조성 시 개장을 연기해 가면서까지 몇 차례 수정을 반복한 만큼 조 회장의 관심이 남달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골프장 지분 매입하는 회장님들, 왜?

그런가하면 골프장 지분을 직접 매입한 회장들도 있다. 

최근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현대중공업의 골프장 지분을 인수해 재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현대중공업은 뉴코리아CC를 운영중인 신고려관광의 지분을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단재완 해성그룹 회장 등에게 11%의 지분을 균등 분할 매각했다.

40%의 신고려관광 지분을 보유중이었던 현대중공업은 이번 지분매각으로 지분율이 29%로 축소됐다. 

한 때 골프장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불리며 각광 받았다. 이에 따라 불황속에서도 국내 대기업들의 골프장 보유는 꾸준히 늘고 있다.


  • ◇ 30개 그룹이 국내골프장 15%인 보유… 자체 비즈니스 수요 충족 목적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가 최근 발간한 '레저백서 2015'에 따르면 국내 60대 그룹 가운데 30개 그룹이 2014년말 현재 75개의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18홀짜리 골프장으로 환산하면 79.1개소로 2013년말보다 1.0개소 늘어난 셈이다.  

    해외에 있는 2개소(36홀)를 제외한 국내 보유 골프장수는 77.1개소로 국내 전체 골프장(513.1개소)의 15.0%에 해당한다. 

    대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홀을 보유한 그룹은 삼성이다. 삼성은 회원제인 안양·동래베네스트·가평베네스트·안성베네스트GC와 퍼블릭 골프장인 글렌로스GC에다 지난해 3월 레이크사이드CC를 인수하면서 총 162홀을 운영중이다. 

    레이크사이드CC는 총 400만㎡(약 12만 평)가 넘는 부지에 유휴부지만 27만㎡(약 8만 평)이나 된다. 무엇보다도 에버랜드와 가깝다는 점을 손꼽으면서 주변 레저 시설과 연계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는 시선이 점쳐지고 있다. 삼성은 경기 용인에 있는 레이크사이드CC(회원제 18홀, 퍼블릭 36홀)를 6500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을 이어 한화가 국내 108홀과 일본 오션팰리스 18홀 등 126홀을 보유하고 있다. 용인프라자와 설악프라자, 제주프라자, 제이드팰리스, 골든베이CC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 

    롯데·GS그룹이 각 90홀을 보유해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은 해비치제주, 해비치서울, 충남 현대기업도시 내 36홀 규모로 건설 중인 현대더링스CC를 가졌다.또 퍼블릭 72홀 등 108홀의 대규모 골프장을 만들기 위해 인허가를 받아놓은 상태다. 이 가운데 퍼블릭 36홀짜리인 현대더링스CC는 지난해 4월 개장했다. 현대차그룹이 운영중인 골프장은 실질적으로 90홀인 셈이다.

    이밖에도 CJ그룹은 나인브릿지(제주)와 헤슬리 나인브릿지(여주) 등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골프장 전문 그룹인 에머슨퍼시픽은 세종에머슨·아난티클럽서울·힐튼남해·아난티클럽금강산CC 등 5개소에 117홀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레이크힐스도 용인·제주·안성·함안·순천 등 5개 지역에서 117홀을 운영한다.

    이처럼 대기업들의 보유 골프장 수가 늘어난 것은 수익성을 노리기보다는 자체 비즈니스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이 크다는게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내수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골프장 사업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라며 "내부 비즈니스 충족을 위한 목적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부분 대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골프장은 직원 및 외국어 바이어들에게 할인가를 적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