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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 안내문.ⓒ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과 관련해 1차 검사결과 음성 판정이 나와도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됐다.
의심 환자가 사망한 후에 뒤늦게 메르스 확진 판정이 내려지는 일이 잇따르면서 방역 당국의 검사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메르스 국내 환자 발생이 처음이다 보니 위음성(거짓음성) 확률이 조사된 게 없다고 지적했다.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메르스 의심 환자로 분류돼 격리치료를 받다 지난 3일 숨진 대전의 80대 남성에게서 검체를 다시 채취해 검사한 결과 메르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 환자는 대전지역 첫 환자이자 16번째 메르스 확진환자인 A(40)씨와 같은 병실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지난달 30일부터 메르스 의심환자로 격리 치료를 받아왔다.
문제는 이 환자가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점이다. 3차 감염자 사망 이후 음성이었던 1차 검사결과가 번복되면서 보건당국의 검사 신뢰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환자 사망 이후 메르스 확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일 경기 지역에서 숨진 25번째 환자 B(57·여)씨도 보건당국의 초기 모니터링에서 빠져 있다가 사망 이후에 메르스 확진 판정이 나왔다.
애초 메르스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보다 치사율은 높지만, 전염성은 낮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빠르게 확산하면서 막연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보건당국의 검사 신뢰도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메르스 검사는 환자에게서 채취한 객담(가래)을 중합효소 연쇄반응(PCR)이란 처리를 거쳐 메르스 바이러스 유전자를 추출한다. 검사 과정이 까다롭고 1회 검사에 최소 4∼6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대병원 김연숙 감염내과 교수는 "PCR 방식이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위양성(거짓양성) 가능성이 크다"며 "문제는 국내 메르스 환자 발생이 처음이다 보니 아직 위양성 확률이 몇 %인지 조사된 게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로선 초기 거짓음성 확률을 얘기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같은 시약과 키트로 검사를 해도 검사하는 사람과 기관에 따라 결과값이 차이를 보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의심 환자가 잠복기 또는 증상시기 등 어느 시기에 1차 검사를 받았느냐에 따라 메르스 감염 판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권준욱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메르스 검사가 양성으로 나왔다가 재검사에서 음성이 되거나 양성과 음성 경계인 '약한 양성'이 나오는 상황 등이 있다"고 검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근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한 한 대학병원의 사례는 의료현장에서 1차 검사결과에 대한 판정과 대응이 주먹구구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병원 한 관계자는 "해당 의심 환자가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기존 메르스 확진 환자와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져 감염이 의심됐다"며 "1차 검사 결과 음성에도 격리병상을 계속 사용하는 등 추가 감염을 차단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확진 환자와의 접촉이 확인되지 않고 1차 검사결과가 음성으로 나왔을 때도 똑같이 조처했겠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내놓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