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 경제단체와 함께 푸는 규제혁신 대토론회 개최병행수입 제도 개선 등 10대 핵심 규제개선안 집중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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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경제단체가 한 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기업을 옥죄는 규제를 혁신하기 위해서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12일 서울 세종로 대한상의회관에서 경제단체 대표와 중앙부처·지자체 공무원, 기업인 등 약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단체와 함께 푸는 규제혁신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제3차 규제개혁장관회의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개최된 이날 토론회에선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중소기업중앙회, 대한상의, 외국상의 등이 제기한 10대 핵심 규제개선안이 집중 논의됐다.

     

    10대 핵심 규제는 △병행수입 제도 △리스자동차 취득세 이중과세 △원산지 표시/화장품 관련 규제 △생산자책임재활용 제도 △산악관광 활성화를 위한 규제 △화학물질관련 환경규제 △불합리한 인증규제 △공공기관 입찰참가 진입장벽 △법령근거가 없거나 위임범위를 초과한 입지규제 △위원회 심의지연·과도한 기부채납 등 행태규제 등이다.

     

    김종석 홍익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총 5개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먼저 제1세션에선 외국인 투자기업이 겪는 규제애로를 듣고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불상의 다비드 피에르 잘리콩 회장은 병행수입의 효과와 문제점에 대해 발제했다. 이에 대해 한독상의 바바라 촐만 사무총장은 리스자동차에 대한 이중 과세 등을 지적하며 "새로운 법률의 예측 가능성이 부족해 외국 기업들의 투자의욕이 감소했다"고 하소연했다.

     

    병행수입은 국내 독점수입자 외의 제3자가 외국에서 적법하게 상표가 부착돼 판매된 상품을 수입하는 행위를 말한다.

     

    캐논코리아 권오준 부장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사후관리(AS) 부품이 생산자책임활용제도(EPR)의 대상이 돼 시간과 비용부담이 증가했다"며 AS부품을 EPR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다.

     

    EPR은 포장재를 쓰는 제품 생산자에게 재활용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환경부는 이에 대해 "재활용 의무생산자 간 형평성 문제 등을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주한유럽상의 김보선 부사무총장도 "수입한 화장품에 품질이나 안전과 무관한 한글 라벨 표시만 하는 경우 화장품 제조업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화장품의 포장이나 표시만 하는 경우 화장품 제조업 등록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제2세션에서는 전경련이 제기한 산악관광 활성화를 위한 규제와 화학물질관련 규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송원근 전경련 본부장은 "한국은 스위스·프랑스 등과 비교할 때 10개 부처, 20여 개 이상의 법률 등 과다한 규제로 산지관광 활성화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일괄적인 규제 완화를 위해 산지관광특구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환경부는 "국립공원 개발에 따른 생태계 영향과 경관 훼손 때문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와 산림청은 "보존과 합리적 이용 간 균형을 위한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산지관광특구 특별법(가칭)을 마련하는 등 '덩어리 규제' 일괄 해소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화학물질 실내저장 보관시설 설치 시 천장을 없애고 높이를 6m 미만으로 의무화하고 있는 규정에 대한 개정 요청에 대해 환경부는 "하반기에 건축물에 보관 중인 유해화학물질의 성질, 건축물의 형태에 맞춰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제3세션은 자유토론 형식으로 구성돼경제규제에 대한 시민들(생활공감모니터단, 파워블로거, 청년사업가, 사이버 서포터즈 등)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행자부는 시민들의 현장 건의가 정책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계부처, 지자체와 협업해 단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제4세션에선 김경만 중기중앙회 본부장의 발제를 시작으로 불합리한 인증규제와 공공기관 입찰참가 진입장벽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 정오균 이사는 부처별 가구평가 방법이 다르게 적용돼 이중 규제로 업체 부담이 가중되고 있으므로 국토교통부의 공간 내 오염물질 검사방법인 '대형챔버법'을 '소형챔버법'으로 통일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주택가구조합은 국토부가 대형챔버법을 소형챔버법으로 완화할 경우 회당 검사비용 약 500만원이 감소해 비용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빌리언이십일 조보현 대표이사는 "공공기관 제한경쟁입찰 시 납품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실적이 없다는 이유와 기계보유 대수 부족 등을 이유로 입찰참여를 배제하고 있다"며 공공기관 입찰참가 진입장벽을 개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기획재정부와 행자부는 "과도한 실적제한을 하지 않도록 이미 조치했다"며 "창업초기 기업 등의 입찰기회 확대를 위해 조달청은 실적제한 업무처리기준을 마련해 시행 중"이라고 답했다.

     

    마지막 제5세션에서는 대한상의가 안건으로 제시한 입지규제 완화와 행태규제 개선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이경상 대한상의 본부장은 "법령에 근거없이 폐기물 처리업체 허가기준을 규정하거나, 법령의 위임범위를 초과해 충전소 입지를 제한하는 규제는 폐지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자체 관계자들는 상위법에 근거하지 않은 폐기물 처리업체 허가기준을 7월 조례·규칙 심의회를 거쳐 개정할 계획"이라며 "법령의 위임범위를 초과한 거리제한과 입지제한 관련 조례의 개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종섭 행자부 장관은 "토론회에서 발굴한 10가지 핵심규제 중 해결 가능한 과제와 추가 논의가 필요한 과제는 부처 협의를 거쳐 즉시 해결하겠다"며 "이를 통해 우리 국민들과 기업들이 건강한 경제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