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자 수 1800여명서 801명으로 반토막하루 수술 200건서 8건으로 '뚝'... "환자들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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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TN 방송 화면.


    지난 15일 출입구가 모두 폐쇠된 삼성서울병원. 간암을 앓는 남편을 뒀다는 보호자 A씨가 병원 주변을 서성거리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메르스 여파로 당초 잡혀있던 수술 날짜가 한 달 가까이 미뤄졌다는 A씨는 혹시나 병원 문이 다시 열릴까하는 기대로 병원을 떠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16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병원 측은 지난 14일 통상적인 외래 진료와 수술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병원 폐쇄는 오는 24일까지 이어진다.

    폐쇄 영향은 곧바로 드러났다. 삼성서울병원은 그동안 하루 평균 200여 건의 수술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병원 폐쇠 조치가 내려진 뒤 이튿날인 15일 수술 건수는 불과 8건에 그쳤다. 입원 환자 수도 평소 1800여 명에서 801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문제는 A씨 남편과 같은 수술 대기 환자들이다. 암을 비롯한 중증 질환은 수술이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경우 환자 상태가 위급해질 수 있다. 특히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우려되는 폐암과 대장암, 유방암, 위암 등은 수술이 늦춰질 경우 치명적이다.

    현재 이 병원에 입원 중인 중증환자는 암 환자 247명, 심혈관질환자 40명, 심장 등 이식 환자 17명, 중환자실 환자 102명 등 모두 406명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전국 암 수술의 약 10%를 담당하고 있다. 희귀성 질환 또한 이 병원에서 대부분 맡고 있다. 여러 병원에서 손을 들 만큼 어려운 수술을 집도하는 곳이 삼성서울병원인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 환자들을 위한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환자들의 수술 기회만 뺏고 책임질 사람은 나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번 폐쇠 조치에 결정적 역할을 한 장본인은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박 시장은 그동안 삼성서울병원과 계속 날을 세워왔다. 지방자치단체장의 병원폐쇄 권한을 거론하는 등 병원 문이 닫히는 마지막 순간까지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그러나 박 시장의 그림대로 병원 문은 닫혔지만, 환자를 도울 밑그림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상태다.

    수술 일정 하루가 급한 환자들은 현재 병원이 다시 열리는 25일 뒤로 수술을 미룰 수도, 지금 와서 다른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기도 어려운 처지에 내몰려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대형 병원의 경우 전국 각지에서 수술하기 어렵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희귀질환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하루라도 빨리 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들이 많을텐데, 갈 수 있는 병원이나 있을지 의문"이라며 "병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환자들에 대한 배려나 대책 없이 너무 성급하게 폐쇄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닌지" 안타까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