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구간 9.3㎞ 내달 착공…DMZ·북측 구간은 남북 합의 후 시행
  • ▲ 경원선 복원 계획도.ⓒ국토교통부
    ▲ 경원선 복원 계획도.ⓒ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는 다음 달 말부터 남북협력기금을 활용해 경원선 남측 철도복원사업을 우선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경원선은 1914년 8월 개통 이후 용산∼원산 223.7㎞를 운행하며 물자수송 역할을 담당했지만, 6·25 전쟁으로 남북 접경구간이 파괴됐다.

    이번 복원 구간은 2012년 신탄리~백마고지역 복원 후 추진이 보류됐던 지역이다. 사업은 경원선 백마고지역~군사분계선 11.7㎞ 구간에 단선철도(비전철)를 건설하는 것으로 총사업비는 1508억원이다. 남북교류협력 추진협의회는 지난 25일 이 사업에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사업은 아직 남북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남측 구간만 이뤄진다. 백마고지역~월정리역 9.3㎞를 1단계로 우선 시행하고 군사분계선까지 2.4㎞ 남은 구간은 남북 협의 후 2단계로 추진한다. 1단계 구간 공사비는 1290억원으로, 국토부는 설계·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패스트 트랙' 방식으로 2017년 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준공 시기는 사업구간 내 철새도래지와 조류 보호 등 환경적인 요인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비무장지대(DMZ)와 북측 구간 사업을 위해 남북 간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협의가 이뤄지면 북측 구간은 남측에서 자재와 장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복원이 이뤄진다.

    국토부는 남북한 병력이 대치하는 지역에서 사업이 이뤄지는 만큼 지뢰 제거, 설계·시공 등과 관련해 국방부, 환경부 등과 긴밀히 협조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경원선 남측 구간 복원사업과 관련해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조정도 이뤄질 전망이다. 준공 후 철원지역 관광객이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남측 구간 완공 후 관광객이 4배 이상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철원지역 관광객 수는 58만8000명으로 하루 1905명이 방문했다. 월정리역 주변에는 제2땅굴과 DMZ평화박물관, 철새·독수리 도래지 등이 있다.

    국토부는 또 북한 오성산이 보여 중국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거라는 의견이다. 중국이 6·25 전쟁 당시 오성산(저격능선) 전투에서 미국을 상대로 대승을 거둬 오성산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경원선 복원은 금강산선 시발점으로써 복원 의미가 크고 철원 DMZ 안보관광 활성화 등 접경지역 경제발전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과거 2003년 경의선, 2006년 동해선을 복구해 남북 철도망을 연결했다.

    그러나 경의선은 평양을 지나기 때문에 북한이 노선 활용에 부정적이고 동해선은 남북구간은 연결했으나 남측 강릉∼제진 110㎞ 구간이 끊겨 있어 2조원 이상의 사업비가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지난 정부가 연결한 경의선과 동해선을 활용하지 않고 북측과의 협의가 이뤄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복원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부정적인 의견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경원선은 수도권에서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잇는 최단거리 노선이자 남북 화해를 넘어 통일로 가는 교두보로서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광복 7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경원선 복원 기공식을 광복 70년을 기념하는 사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