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에 농산물 가격 고공행진 여전배추 45.3%↑… 삼겹살보다 비싼 채소까지 등장
  • ▲ 지난 3월12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배추가 판매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3월12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배추가 판매되고 있다. ⓒ연합뉴스
    무더위가 9월 중순까지 이어지며 배추를 비롯한 채소 가격이 여전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배추 한통에 2만원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올해 김장철까지 배추 가격 급등이 이어질 경우 서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배추 한 포기의 소매가격은 8002원으로 전년 동기간보다 45.3% 상승했다. 배춧값이 지난 6일 이미 7000원대로 올랐는데 명절 수요가 커지면서 8000원대를 넘어선 것이다. 특히 추석 연휴에는 배추 1포기 가격이 2만원을 돌파한 사례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특히 현 시점에서는 여름 배추모종을 다시 심을 수 있는 시기도 지난 만큼 김장철에도 배추값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가을작형 배추는 김장철을 앞두고 10월 중순부터 출하해 생산량을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까지 이어온 폭염에 태풍과 비가 발생한다면 배추값이 또다시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높은 채소 가격도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금치는 100g당 3944원으로 전년 대비 57.1% 올랐다. 소비자들이 주로 구매하는 시금치 한 단이 300g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한 단 가격은 1만2000원에 육박한 셈이다. 고온과 가뭄으로 작황에 불리한 채소류는 당분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까지 배추와 시금치 가격이 높은 경향은 있다"면서도 "지난해 추석은 올해보다 늦은 시기였기에 성수품 가격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무는 1개당 3681원으로 전년 대비 59.1% 올랐다. 상추는 100g당 2090원으로 전년 대비 20.7%, 당근은 1㎏당 7612원으로 전년보다 23.0% 상승했다. 수산물 가격 오름세도 여전했다. 조기(냉동·중품)는 한 마리당 1690원으로 전년 대비 28.3% 올랐고, 마른 멸치 가격도 100g당 10.6% 오른 2374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매년 추석 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이던 사과와 배 등 햇과일은 생산량이 회복되면서 가격 안정세를 보였다. 사과(홍로) 소매가격은 10개당 2만4471원으로 1년 전보다 17.7% 내렸다. 배(신고) 소매가격 역시 10개에 3만1256원으로 전년 대비 3.1% 비쌌으나, 평년보다는 4.4% 내렸다.

    축산물 가격도 안정됐다. 한우 1등급 등심 소매가격은 지난 17일 기준 100g당 8570원으로 1년 전보다 6.6% 내렸다. 돼지고기 삼겹살 소매가격은 100g당 2719원으로 전년(2684원)과 비슷했고 닭고기는 1㎏당 5582원으로 7.8%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