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해외투자활성화-외환제도 개선 방안 발표
  • ▲ 정부가 원화절상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최대 800억 달러를 해외로 퍼낸다ⓒ
    ▲ 정부가 원화절상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최대 800억 달러를 해외로 퍼낸다ⓒ

     

    정부가 최대 700억~800억 달러(한화 80조~90조원) 규모의 의도적인 '달러 퍼내기'에 나선다.

    연간 1000억 달러에 이르는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가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며 원화절상의 압력으로 작용하고 결국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까지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정부는 29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각종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과 외환제도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비과세 해외펀드'가 6년만에 부활한다. 이르면 올 연말부터 2년간 판매될 '해외주식 투자전용 펀드'는 1인당 3000만원 한도로 평가차익과 환차익 등에 물리던 15.4%의 소득세가 면제된다. 펀드 운용기간 내에서는 최장 10년까지 비과세된다.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와 부동산 투자 등을 '사후 보고'로 전환하고 금융회사에는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를 위한 외평기금 대출자금을 50억 달러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M&A 투자에 대해서는 외국환거래법상 사전신고 의무가 모두 사후 보고로 전환되며 일반적인 해외 직접투자(FDI)의 경우도 500만달러 이하 투자에 한해 사후 보고로 변경된다. 해외 부동산 투자 역시 100만달러 미만의 경우 사후 보고로 전환되며 다른 부동산 투자는 단순 신고제로 개편된다.

    보험사들이 중국 등 신흥국 외화증권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외투자 가능범위를 확대하고 환헤지와 관련한 규제도 개선하기로 했다. 중소 연기금이 한국투자공사에 적극적으로 자산운용을 위탁하도록 여건을 마련하고, 한국투자공사는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을 인수할 때 공동 투자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 ▲ 해외 M&A에 대한 족쇄가 풀리고 정부의 지원은 한층 강화된다 ⓒ뉴데일리 DB
    ▲ 해외 M&A에 대한 족쇄가 풀리고 정부의 지원은 한층 강화된다 ⓒ뉴데일리 DB


    외환제도의 걸림돌도 상당부분 해소된다.

    이르면 내년부터 하루에 2000 달러, 1년에 5만 달러 이상을 해외로 보내거나 하루에 2만 달러 이상의 외국 돈을 찾을 때 은행에 제출해야 하는 증빙서류가 없어진다.

    지금은 일정 금액 초과시 해외에서 유학 중인 가족에게 돈을 부칠 때는 재학사실을 증명할 공식 문서를 수출대금을 찾을 때는 관련 계약서를 내야하는 등 상황별로 은행에 제시해야 하는 문서가 정해져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거래액에 상관없이 거래 사유를 통보하기만 하면 된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세부 방안들이 차질 없이 의도한 성과를 나타내면 연간 150억 달러 수준의 외환 수급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내의 달러를 해외로 돌려 원화절상을 완화하면서 가계 자산을 늘리고 기업에는 해외투자 기회를 늘려주자는 것이 정책목표"라고 말했다.

    외화 유출 우려에 대해서는 "해외투자에 따른 수익이 국내로 유입되면 경상수지에 도움이 된다. 늘어난 경상수지를 바탕으로 해외투자를 늘리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국내 경기가 좋지 않을 때 해외투자 수익이 국내로 유입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일종의 안전판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지난 25일자 보고서를 통해 한국 정부의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에 따라 해외로 투자되는 자금이 770억달러(한화 약 85조8000억원) 정도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국민연금도 2016년까지 해외 주식투자를 100억달러 가까이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