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유안타·한화證 등 주요 증권사 대표 자사주 매입 지속 중"책임경영 의지 보여 직원 사기진작…올초 증권주 상승으로 평가이익도"
  • 증권주가 대내외 악재로 주춤하고 있지만 주요 증권사 CEO들의 자사주 사랑은 여전하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 유안타증권 등 각 증권사 사장들은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자사주를 매입·보유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증권주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증권업종이 바닥을 다지던 지난해부터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해온 CEO들은 올초 증권업종 주가 급등으로 평가차익도 거뒀다.


    자사주 매입을 이어가고 있는 대표적 CEO로는 우선 교보증권의 김해준 대표를 꼽을 수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자사주를 매입하기 시작해 현재 2만5000주를 갖고 있다. 지난해 8월 5000주를 매도한 적은 있지만 증권업황이 어려웠던 시기인 2013년에도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꾸준히 보유 주식을 늘려가고 있다.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매입한 자사주는 이후 꾸준히 올랐다. 전일 교보증권 주가는 1만2900원에 거래를 마감한 것을 감안하면 김 대표의 차익은 1억8000만원에 이른다.


    서명석 유안타증권 대표 역시 취임 이후 꾸준히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는 대표 중 하나다.


    지난달에도 서 대표는 501주의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총 보유주식수는 2만7959주다. 유안타증권은 서 사장 외에도 황웨이청 대표를 비롯해 임원진이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서 대표가 취임할 당시(2013년 12월) 유안타증권(구 동양증권)이 위기의 정점을 기록하며 주가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서 대표의 자사주 매입과 동시에 회사 정상화 노력이 빛을 보며 주가도 꾸준히 올랐다.


    2013년 12월 주당 2400원 수준에 불과하던 유안타증권의 주가는 14일 5650원으로 마감, 약 1년 반 만에 135%가 뛰어 서 대표의 평가이익도 올랐다.


    지난달 11일에는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자사주 4600주를 매수했다. 주 대표는 지난해 초 임원의 자사주 의무 보유 제도를 도입한 이후 자사주 매입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은 지난 4월 처음으로 자사주를 매입했다. 총 2만주를 주당 1만100원에 장내매수해 2억200만원을 들였다. 각자 대표로 취임한지 2년 6개월, 단독 대표로 취임한지 2년 만의 결정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기 직전까지는 타 증권사 CEO와는 달리 자사주 매입에 관심이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반면 윤 사장은 취임 이후 현대증권 주가가 임직원들이 매입한 자사주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직원들과 괴리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로 자사주 매입을 미뤄왔고, 주당 1만원을 돌파하자 곧바로 자사주를 매입했다.


    다만 현대증권 주가는 윤 사장이 자사주를 매입할 당시에 비해 10% 이상 하락해 14일 8880원으로 거래를 마쳐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윤장섭 유화증권 명예회장의 자사주 사랑도 업계에서 늘 화두다. 다만 주가 부양을 위한 대주주의 의지보다는 상장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반기 기준으로 월평균 거래량이 유동주식수의 1% 미만일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되며, 다음 반기에도 월평균 거래량이 유동주식 수의 1% 미만일 경우 상장폐지된다. 실제 유화증권의 경우 윤 회장의 자사주 매입이 없었다면 상장폐지 대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는 CEO들의 자사주 매입은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장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부양의 효과는 물론 책임경영 의지를 몸소 보여주고, 향후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확신을 갖게 만들기 때문에 직원들의 사기진작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몇년 동안 자사주를 매입해온 대표들이 올초 증권주 상승과 함께 보유주식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점은 당사자인 CEO 입장에서는 일거양득인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