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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6일 국회에서 추경 편성을 위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16일 국회에서 추경 편성을 위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정부의 재정 실패에 대한 진정한 사과 없이는 (추가경정예산안 논의를)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간사는 16일 이같이 외치며 예결특위 정회를 요구했다. 이제 막 정부의 제안 설명을 마치고 추가 경정예산안은 상정도 못한 시점이었다.

     

    김재경 예결특위원장은 "그럼 여야 간사가 정부 입장 표명에 대해 한쪽에서 따로 말씀을 좀 나누시죠"라고 중재했지만 안 의원은 "야당 내부에서 논의할 시간도 달라"며 정회를 거듭 요청했다.

     

    안 의원은 정부를 향해 "어제와 같은 형식적인 사과 말고 구체적인 사과를 요구한다"면서 "어쩔 수 없는 경기예측 실패가 아니라 (정부의) 의도적인 거짓말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013년부터 정부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국가기관 보다 높게 잡고 있다. 상습적인 거짓말이다. 빚을 내서 적자를 메꾸는 일이 반복되면 나라 살림이 거덜난다"고 비난했다.

     

    새누리당 김성태 간사가 "정책질의 앞서 (부총리 사과가) 진행되려면 교섭단체 간사 간의 협의가 있었어야 한다"면서 "불행하게도 양당 간 교섭단체 간사 간 협의를 통해서 정부 경제부총리가 사과를 받자는 논의는 없었다"고 맞섰지만 야당의 주장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새정치연합 부좌현 의원은 "추경 심의 전에 추경 문제점인 세수 결손에 대한 정부 대응에 대해서 확실한 답변을 듣고 심의하자는 의견"이라며 "정부의 입장 표명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 당 강창일 의원도 "경제 성장률 문제, 세수 결손 문제 등이 계속되는 데 대국민 사과를 해달라는게 당의 입장"이라고 했다.

     

    결국 김재경 위원장은 5분 간 정회를 선포했지만 회의가 속개되기 까지는 40분가량 소요됐다.

     

    여야 간사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또 한 번의 '사과'를 받는 선에서 추경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최 부총리는 "세입경정을 국회에 제출해 재정 건정성에 대한 걱정을 끼쳐드려 국가 재정을 책임지고 있는 경제부총리로서 깊은 유감과 함께 송구스럽다는 말씀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지난해 예산 편성 과정에서 정부로서는 최선을 다해 경제 전망을 했고 이에 근거해 세입 예산을 편성했다"면서도 "세계경제회복 지연에 따른 수출 부진, 메르스 등에 따른 내수 부진과 유가 하락 등 경상 성장률 전망이 하락해 5~6조원의 세수 부족이 불가피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하지만 금년 세입경정은 경기 침체 우려를 극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 임을 널리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며 "경제 전망에 대한 정확성을 높이는 노력을 최대한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 ▲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16일
    ▲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16일 "세입경정을 국회에 제출해 재정건정성에 대한 걱정을 끼쳐드려 깊은 유감과 함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최 부총리의 유감 표명이 있은 뒤에야 야당은 비로소 예산결산특위 회의에 돌입했다.

     

    최 부총리는 전일 국회 기획재정위에 추경안을 상정하는 자리에서도 야당 의원들이 부총리의 사과 없이는 논의를 할 수 없다고 배수진을 치는 바람에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최 부총리로서는 이틀 연속 국회 상임위에 출석해 사과 없이는 논의도 없다는 야당에 맞서 '사과 정치'를 펼친 셈이 됐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최 부총리의 취임 1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그는 이날 기획재정부 직원들에게 띄운 편지에서 "1년 간 참 쉼없이 달렸다, 우리는 늘 야전 태세, 한 순간도 갑옷을 벗지 못한 느낌"이라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또 수출부진, 그리스 사태, 중국 금융시장 불안 등 안팎으로 겹쳐진 악재에 "1년 간 직원들이 벌인 분투가 묻히는 느낌"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아울러 추경과 관련해서는 "잘 아시다시피 시간 싸움"이라며 "우리가 벌여놓은 많은 대책에서 알찬 수확물을 거두는 하반기를 만들자"고 독려했다.

     

     

    다음은 이날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 중 일부 내용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
    어제와 같은 형식적인 사과 말고 구체적인 사과를 요구한다. 어쩔수없는 경기예측 실패가 아니라 의도적인 거짓말이 있다. 세입보전 전액삭감을 요구하는 이유는 정부의 의도적인 거짓말로 인해 발생한 사태를 국민이 부담을 져야 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된다. 지난 2013년부터 몇가지 사례 말씀드린다. 심의 당시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이 김황식 총리에게 이렇게 묻는다. "내년 정부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로 봤습니다. 하지만 KDI는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3.4%로 보고 있고 한국은행은 3.2%, 국회예산정책처는 3.5% 등 대부분의 기관들이 하향조정했습니다." 이런 속기록 내용이다. 문제는 상습적인 거짓말에 있다. 국회가 국민들에게 뭐라고 해야합니까.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생각보다 경기가 안좋아 미안하게 됐다는 이 말이다. 빚을 내서 적자를 메꾸는 일이 반복되면 나라 살림이 거덜난다. 경정은 바르게 고친다는 뜻이다. 정부가 제대로된 진단과 대책도 없이 추경 골든타임을 요구하는 데 대해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부좌현 의원
    추경 심의 전에 추경 문제점, 세수 결손에 대한 정부 대응에 대해서 확실한 답변을 듣고 심의하자는 의견을 드린다. 추가로 정부 측에 입장과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자 한다. 며칠 전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기재부 관계자께서 "국회 예산정책처 지적은 새빨간 거짓말인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국가 기관으로서 존재할 필요가 있는 지 모르겠다.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보도가 됐다.
    기재부도 국회를 무시하는 게 아닌지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존재를 부정하는 이런 발언은 공직자가 했다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박근혜정부에서 3권분립이 실종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예정처에 대해 정부가 불평할 수 있다. 내용적으로 정확하게 반박하면 되는 일이다. 기재부 장관 내지는 총리께서 명백히 해명하고 사과해 달라. 이 부분이 전제하고 나서 심의진행하도록 할 것이다. 

     

    김재경 위원장
    의사진행발언은 위원장인 저에게 하는 것이다. 그에 국한해서 하실 말씀이 있으신 분은 하시라.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
    의사진행발언은 의사진행 발언으로 끝나야 한다. 양당 간 의사진행발언으로 회의가 원만치 못할 수 있다는 것은 의사진행 발언에도 제한을 둬야 한다. 신청 들어온다고 무조건 한당에 3명씩 발언 기회를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 위원장에 대한 답변 요구이다. 의사진행에 대한 입장 개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끝나야 한다. 안민석 간사님의 말씀에서 경제정책 실패, 재정운용 책임을 지고 정책질의 이전에 대국민 사과를 해달라는 내용이었는데 이런 내용이 정책질의 앞서서 진행되려고 한다면 교섭단체 간사 간의 협의가 있었어야 한다. 불행하게도 양당 간 교섭단체 간사 간 협의를 통해서 정부 경제부총리가 사과를 받자는 논의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회의 의제와는 관계가 없고 위원장 정리하듯이 답변 과정에서도 충분하게 추궁하고, 새누리당도 추궁할 수 있는 문제이다. 정상적인 정책 질의가 바로 진행될 수 있도록 원만한 의사진행 당부드린다.

     

    새정치연합 강창일 의원
    지금 새정치연합에서 안민석 발언 했는데 본 질의 속에 포함될 내용이 아니다. 정확하게 해달라. 부총리가 원론적인 이야기는 했다. 이게 아니고 이 자리에서 국회 예정처에 대한 기재부 관리의 발언, 국회 모독하는 짓이다. 그것하고 경제 성장률 문제, 세수 결손 문제 등 계속되고 있는데 대국민 사과를 해달라는게 당의 입장이다. 위원장이 양당 간사가 나가서 합의보고 오라고 해야한다.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한다. 회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다.

     

    김재경 예결특위 위원장
    정부 입장 표명에 대해서는 양당 간사 합의해 달라. 예정처 정부 관계에 대해서는 의원들 의견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정부 입장 물어주시고 질책할 게 있으면 해달라.

     

    새정치연합 안민석 의원
    김성태가 의사진행발언에 의의 제기했는데 오늘 첫날인데 유감 표명한다. 이런식으로 여당 간사가 도발적인 발언을 하시면 야당 간사가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김성태 간사가 의사진행발언 한다길래 문체부 장관 무단 이석에 대해서 공감 발언을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발언은 하지 않고 야당 간사 의사진행발언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은 여당 간사 답지 않았다. 정부 측에 재정 실패에 대해서 진정한 사과 없이는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사과 수위를 어디로 할 지, 누구에게 요구할 지 야당이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더불어 김성태 여당 간사님과 제가 함께 이 문제를 조정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시길 부탁드리고 정회를 요청드린다.

     

    김재경 예결특위 위원장
    오늘 일정이 굉장히 빡빡하다. 정회 보다는 두 분이 따로 좀 말씀을 나누시죠. 그 동안에 의사일정을 진행을 좀 하겠다. 나가서 말씀을 좀 하세요. 김성태, 안민석 정부 입장 표명에 대해 의논해달라.

     

    새정치연합 안민석 의원
    야당 내부에서 논의할 수 있는 시간도 달라.

     

    김재경 예결특위 위원장
    소위 구성까지 마치고 5분 간 정회하도록 하겠다.


    <중략>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민석 예결위 간사님께서 세입 전망 추계가 제대로 안됨에 따라서 여러가지 세입 결손을 초래한 부분에 대해서 입장 표명을 요구를 하셨다. 지난해 예산 편성 과정에서 정부로서는 당시 최선을 다해서 경제 전망을 했고 이에 근거해서 세입 예산을 편성햇으나 예산 편성 이후, 급격한 대내외 여건 변화로 당초 예상과 달라지게 됐다. 세계경제회복 지연에 따른 수출 부진, 메르스 등의 따른 내수 부진과 유가 하락에 따른 저물가 등에 따라서 경상 성장률 전망이 당초 6%에서 4%로 약 2%p 하락함에 따라 5~6조원의 세수 부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입경정을 국회에 제출하게 돼서 제정 건정성에 대한 걱정을 끼쳐드려 국가 재정을 책임지고 있는 경제부총리로서 깊은 유감과 함께 송구스럽다는 말씀드린다. 하지만 금년 세입경정은 경기 침체 우려를 극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널리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 경제 전망에 대한 정확성을 높이는 노력을 최대한 강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