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수도권에 본사·연구조직 몰린 영향"

  • 수도권에선 비교적 양질의 일자리가 많아 고용 '미스매치' 현상이 다소 완화됐으나 비수도권에서는 더욱 악화됐다.

     

    한국은행 지역협력실의 김영근 과장과 김민정 조사역은 28일 '권역별 노동수급 미스매치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고용정보원의 워크넷 자료 등을 토대로 이처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전국의 거의 모든 권역에서 직종별 미스매치가 심화됐다.

     

    충청권은 미스매치 지수(미스매치 해소를 위해 다른 부문으로 이동해야 하는 구직자 비중)가 30.1%로 가장 높았고, 다음이 부산·울산·경남을 아우르는 동남권(27.8%), 대구·경북지방인 대경권(26.6%) 순이었다.

       

    그러나 수도권은 2008~2009년 평균과 2010~2014년 평균 간 미스매치 지수가 0.8%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쳐 상승률이 전국 평균 상승폭(+5.1%포인트)을 크게 밑돌았다.

     

    이는 관리·전문·사무직의 구직·구인 격차가 20.4%포인트에서 19.8%포인트로 축소된 영향을 받았다.

     

    김영근 과장은 "이런 현상은 본사·연구기능의 수도권 집중으로 관련 일자리가 증가한 데 힘입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2013년 기준으로 본사·본점과 연구개발조직은 각각 57.4%와 63.5%가 수도권에 집중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반면 대경권은 기능직의 구인·구직 격차가 2008∼2009년 -5.7%포인트에서 2010∼2014년 -17.3%포인트로 대폭 확대됐다.

     

    구직자는 없는데 구인자만 대폭 늘었다는 것이다.

     

    충청권의 경우는 수도권 규제의 반사효과 등으로 제조업 비중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구인 우위의 노동수급 구조가 심화, 일자리 미스매치 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권은 관리·전문·사무직에서 구직자 우위의 미스매치가 더 심화(1.4%포인트→3.4%포인트)됐고, 제주권은 관광산업 호조로 서비스·판매직 구직자 우위 미스매치가 다소 완화(5.3%포인트→4.7%포인트)됐다.

       

    김영근 과장은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관리·전문·사무직의 미스매치가 심화되고 있으므로, 주력산업과 연계한 연구기능의 확충, 지방 서비스업 전문화 등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