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자본도 OK·구조조정은 없을 것"
  • 업계 2위의 초대형 매물인 KDB대우증권에 대한 매각 밑그림이 그려졌다.

     

    KDB산업은행의 금융 자회사인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산은캐피탈이 이르면 10월초 한번에 매물로 나올 전망이다. 다만 대우증권과 자산운용은 패키지 매각을 우선순위로 하지만 수요상황에 따라 개별 매각 가능성도 열어두고, 캐피탈은 따로 팔기로 방향을 잡았다.


    24일 산업은행은 이사회를 열고 대우증권 등 금융 자회사 매각 추진계획을 의결했다.


    현재 산은은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지분을 각각 43%, 100% 소유하고 있으며, 산은캐피탈 지분은 99.92%이다.


    대우증권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자본총계가 4조1979억원에 달해 NH투자증권(4조4213억원)에 이어 업계 2위를 기록 중이다. 대형 매물인 만큼, 매각 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2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우증권 자체로도 대형 매물이고, 산은캐피탈의 장부가가 5973억원에 달해 세개 회사를 모두 묶어 팔면 부담이 커져 인수자를 찾기 어렵다는 판단에 산은은 캐피탈은 따로 매각키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장부가 634억원인 KDB자산운용은 원래 대우증권의 자회사였던 만큼 패키지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외국계 자본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산은 관계자는 "선도증권사를 육성하고, 선진금융의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정부의 자본시장 육성방안에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자격을 갖춘 외국계 자본을 굳이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대우증권의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대현 이사는 "조직 안정과 원활한 매각을 위해 현재의 운영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현재 대우증권은 현재 지극히 정상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산은은 투명한 매각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은행 내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금융자회사 매각추진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산은 이사회는 이날 법률전문가인 신희택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추대하고, 매각 업무와 관련된 부문장 6명을 위원으로 선임했다.


    매각의 첫 절차로 산업은행은 국내외 매각주관사 각 1곳, 회계·법률자문사 각 1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매각 자문사는 순자산가치와 계속기업가치, 상대가치를 감안해 매각 가치를 산정하게 된다.


    산업은행은 입찰을 통해 매각 자문사를 선정한 이후 실사와 시장 조사 등을 거쳐 매각 전략을 짠 뒤 10월 초 주식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후 인수 의향서 접수, 예비입찰과 예비실사,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이 진행되면 12월 말이나 내년 초쯤 매매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새 주인이 완전히 결정되는 것은 일러야 내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 방식은 공개경쟁입찰 방식이다. 이에 따라 2곳 이상의 인수 의향자가 등장해야 유효 입찰이 성립된다.


    산은 관계자는 "금융자회사 매각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하기 위해 이사회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금융자회사 매각추진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산업은행 M&A실을 매각자문사 선정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우증권 인수 후보로는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중국의 금융그룹인 시틱(CITIC)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