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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재정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서 확장적으로 편성했지만 새누리당은 '증액'을 요구하고 나서 최종 확정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내년도 예산안은 지난 추경으로 형성된 경제회복의 모멘텀 유지를 위해 재정건정성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서 확장적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전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 주재로 열린 당정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반복적인 세입결손을 방지하고자 성장률 및 세수를 보수적으로 전망할 것"이라 했다.
증액 사업으로는 △공공 민간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실업급여, 임금피크체 도입 등 청년 일자리 창출 및 고용안전망 구축 △기초생활보호대상자 확대 등 저소득층 소득기반의 지속적인 확대 △비무장지대 (DMZ) 전투력 강화, 경원성 복원 등 남북 교류협력 사업도 포함됐다.
최 부총리는 최근 북한 사태와 관련해 "DMZ 접경 지역의 전투력과 대잠수함 전력을 강화하는 등 국방비 투자를 증액하는 한편, 남북 고위급 협상 타결 후 관계 개선에 대비해 경원선 복원사업과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등 교류·협력 사업도 증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당에서 제시하는 구체적인 민생 사업 등은 정부 예산안에 최대한 반영토록 노력하겠다"면서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돌보는 데 당과 정부의 협력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작년처럼 법정기한 내 처리되도록 적극적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경제활성화, 일자리 창출을 비롯한 농어민 관련해 2~4조원 규모의 예산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 예결위 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당정협의 직후 브리핑에서 "경기 활성화 일자리 창출, 청년실업 해소, 비정규직과 취약계층을 포함한 실질적 가계임금, 생활임금 향상을 위한 예산 증대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맞춤형 복지 프로그램에 대한 체감도를 높이고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복지 지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당정은 지난달 내놓은 추경 예산안을 내년도 예산안의 총량에 포함할 지를 두고도 의견을 달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추경을 포함시킨 예산으로 편성하려는 반면 새누리당은 이를 제외해 경기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성태 의원은 "정부는 추경도 내년도 예산편성 총량에 포함하는 안을 갖고 있다. 너무 보수적으로 잡은 느낌"이라며 "지난 추경은 메르스와 가뭄 등 재해를 위한 특수 편성인 만큼 포함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375조원보다 3~4% 늘어난 389조원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추경지출액(6조2000억원)을 넣을 경우, 전체 규모는 395조원으로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