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 1조원 넘는 자금, 메리츠코리아펀드 등에 유입투자 철학 “사교육비·커피·술·자동차는 가난해지는 지름길”
  •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요즘 한국 펀드시장의 핫 이슈는 단연 메리츠자산운용이다. 이곳에서 운영하는 '메리츠코리아증권1호[주식]'와 '메리츠코리아스몰캡증권[주식]'은 최근 3개월 동안 1조원이 넘는 돈을 끌어 모았다. 말 그대로 펀드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럼 메리츠코리아펀드가 왜 이렇게 인기가 좋을까.

     

    해답을 얻기 위해 지난 12일 종로구 북촌로 감사원 인근에 있는 메리츠자산운용 사무실을 찾았다. 지난해 1월 메리츠자산운용 CEO로 취임한 존리(한국명 이정복, 58세) 대표를 만나기 위해서다.

     

    최근 3개월간 시장이 불안정하면서 펀드 수익률이 다소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메리츠코리아증권1호[주식]의 경우 올해 수익률이 25.48%, 2013년 7월 8일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은 무려 52.35%에 이른다. 

     

    이에 기자는 자금유입이나 수익률 등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소감을 묻자, 존 리 대표는 “숫자는 중요한게 아니다”라며 “단기적인 변화에 연연하기 보다는 투자에 대한 철학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존리 대표는 기자에게 노후 준비가 돼 있냐고 물었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렇지 않다고 답하자, 그럼 자동차는 있냐고 물었다. 차는 있다고 대답하자 그는 “자동차가 있으면 가난해지는 지름길”이라며 “자동차를 살 돈으로, 그 차를 유지할 돈으로 주식을 사거나 펀드에 투자해야 부자가 될 수 있고 노후 준비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국산 중형차를 사기 위해서는 약 3000만원의 돈이 필요하다. 전액을 현금으로 사는 경우는 드물고 일부는 할부로 사기 마련이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할부비용, 기름값, 보험료, 주차비, 소모품 및 수리비, 대리비 등 월 80만~100만원의 돈이 투입된다. 이 돈을 아껴서 주식을 하거나, 직접 종목을 고를 자신이 없으면 전문가들이 엄선한 펀드에 투자해야 된다는 얘기다.

  •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존리 대표는 1980년 연세대학교 경제학과에 다니다가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30여년간 미국에서 생활했다. 미국에서는 자동차 2대를 소유하고 있었지만, 한국에서는 법인 차도 팔았고, 개인 자가용도 사지 않았다. 필요한 경우에는 업무용 차량인 카니발을 이용한다. 출퇴근 시에는 지하철과 마을버스를 탄다.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기도 한다. 가끔 여의도에 갈 때도 버스를 탄다. 그는 “한국은, 특히 서울은 대중교통이 너무 잘 마련돼 있기 때문에 자가용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며 “부자가 되고 싶으면 차를 사지 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커피나 술도 줄이면 좋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국이 지나치게 사교육에 많은 비용을 쓰고 있는 것도 안타까워했다. 엄청난 사교육비가 주식 투자로 옮겨지면 시장 발전에도 도움이 되고, 부모의 노후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이토록 핏대를 세우며 열변을 토한 것은 한국 사람들이 노후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존리 대표는 “월급쟁이들은 노후 준비를 젋었을때 부터 해야 되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노후 준비를 위해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주식이나 펀드 등으로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원들에게도 보너스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펀드를 사서 준다. 그리고 해당 펀드는 3년간 환매할 수 없도록 했다. 퇴직연금도 기존 DB형에서 DC형으로 바꾸고, 5~10% 가량을 메리츠코리아펀드에 투자하도록 했다. 직원들이 장기투자에 입문하도록 돕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장기투자는 최소한 20년~30년 이상을 의미한다. 그는 지금도 급여의 상당부분을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때문에 단기적인 수익률이 중요한게 아니고, 20년 뒤 혹은 30년 뒤  자신이 노후생활을 위해 자금이 필요할 때 수익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메리츠자산운용의 연간 주식매매회전율이 20% 안팎으로 업계에서 가장 낮다. 장기투자할 종목에 대한 자신감은 물론 고객들에게 불필요한 매매수수료 부담도 덜어줄 수 있는 것이다.

  •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그는 “메리츠코리아펀드는 앞으로 100년, 200년 유지될 수 있는 펀드로 키워나갈 것”이라며 “고객들도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를 한 후에는 말 그대로 깔고 앉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좋은 종목을 고르는 안목이 있다는 전제하에서다.

     

    특히 개미 투자자들에 대한 주식투자 노하우도 귀뜸했다. 해당 기업의 경영진을 보고 종목을 선택할 것을 추천했다. 존리 대표는 “기업이 좋은 실적을 내는 것도 결국 경영진의 자질과 능력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며 “자신이 그 경영진과 동업자가 된다는 마인드로 접근하고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 사람들이 부자가 되고, 넉넉한 노후를 보내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는 줄줄 새고 있는 돈을 모으고, 근검절약하는 생활습관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렇게 아낀 돈은 주식이나 펀드에 장기투자할 때 비로소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메리츠자산운용은 메리츠종금증권, 메리츠화재 등과 함께 메리츠금융그룹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