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금융투자, 지주사 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축에 한 몫NH투자·KB투자증권, 아직 제 역할 못하고 있어
  • 올 3분기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각 지주 계열 증권사들의 실적과 함께 지주에 대한 공헌도 역시 공개됐다.

     

    신한금융투자가 지주사의 탄탄한 포트폴리오 구축에 힘을 보태고 있고, 하나금융투자도 지주사 내에서 안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지주사 내 임무가 여전히 무겁고, KB투자증권의 경우 앞서 언급된 3곳과 비교를 하기에는 자체적인 역량이 아직 미비하다는 분석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KB금융·하나금융·NH농협금융 등 금융지주 4사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각각 6790억, 4071억, 2534억, 1780억원으로 집계됐다.

     

    저금리 기조 등 각종 변수에서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들이 보유한 증권사들의 성적과 지주 내 영향력은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주사들의 실적발표와 함께 계열 증권사들의 성적도 공개됐다. 신한금융투자·KB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NH투자증권 등 4곳은 나란히 전분기에 비해 최소 10%에서 최대 35%선까지 하락한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거래대금이 급감했고, ELS(주가연계증권) 악재가 발생하는 등 비우호적인 환경 때문으로 보인다.


    이 중 가장 높은 실적을 낸 곳은 신한금융투자이다. 3분기에 6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1942억원으로, 지주사가 올 3분기에도 국내 금융지주 순이익 1위 자리를 지키는데 큰 공헌을 했다.

     

    신한금융은 3분기 기준 순이익 중 은행 비중이 59%로 하나금융(88%), NH금융(70%), KB금융(67%)에 비해 가장 낮다. 신한금융의 100% 자회사인 신한금융투자은 그룹사별 당기순이익 비중이 9%를 차지했다. 신한금융의 주력 업종인 은행(59%), 신한카드(25%)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지주는 은행 순이익 규모에서도 타 금융지주사를 압도했고 증권 등 비은행 부문도 독보적인 성과를 보이며 타 금융지주를 압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은 지주사 계열 증권사 가운데 신한금융투자(686억원)의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올 3분기 순이익(연결 기준·농협 명칭 사용료 부담후)은 64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분기(773억원)에 비해 16.6% 줄어든 수치다.


    우리투자증권 시절이자, 증권업황이 현재보다 나빴던 상황에서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 777억원에 비해서도 낮은 실적을 냈다. 지난해 말 총자산 42조6000억원, 자기자본 4조4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증권사로 거듭난 NH투자증권은 수익성 개선과 증대를 위한 추가노력은 필요한 상황이다.


    규모는 업계 내 독보적 1위지만 수익성은 경쟁사에 비해 오히려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농협금융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기 때문에 분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반기 NH농협금융이 기록한 5031억원의 순이익 중에서 NH투자증권의 비중은 32.14%이다. 농협은행과 함께 NH투자증권이 분발해야 나머지 금융지주들을 추격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업계 관계자는 "KDB대우증권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내년이면 총자산(자산총계)과 자기자본(자본총계)분야 1위자리를 빼앗길 가능성이 높다"며 "통합시너지 본격 창출을 바탕으로 가시적인 실적개선이 나타나야 업계 내에서도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1일 하나대투증권에서 사명을 바꾼 하나금융투자는 사명변경 이후 첫 실적발표를 통해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20.7% 하락한 29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의 올해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106억원으로 전년대비 77.0% 뛰었다.


    하나금융투자는 2009년(2515억원)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연결 순이익이 1000억원을 밑돌았지만, 올해 실적개선세가 뚜렷하게 진행돼 6년만의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누적 당기순익이 1조23억원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하나금융투자의 비중은 11% 수준으로 KEB하나은행(44.6%)에 이어 두번째로 그룹 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에 들어간 비용이 반영되면서 3분기 순이익이 감소한 만큼 지주 내에서 하나금융투자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중소형 증권사로 분류되는 KB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141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전분기에 비해 35% 감소한 수준이다.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476억원이다.


    KB투자증권이 KB금융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다. 3분기 4071억원, 누적 순이익 1조3517억원을 기록한 KB금융에서 KB투자증권 비중은 3% 대에 불과하다.


    KB금융이 경쟁상대로 여기는 신한금융과 3분기 누적 순이익 차이가 이미 6000억원 가량 차이를 보이고 있는 만큼 KB금융은 비은행권 사업강화가 절실하다. 가장 적극적으로 KDB대우증권 인수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3분기 대우증권이 5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KB투자증권이 대우증권과 합병 이후 중복되는 사업분야가 거의 없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대우증권과 KB투자증권의 3분기 당기순이익을 합산하면 700억원에 육박해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편, 각 금융지주별로 계열사간 통합 또는 M&A(인수합병)작업이 막 완료됐거나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에 금융지주사와 계열 증권사 모두 100% 전력으로 영업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에 따라 향후 금융지주사와 증권사들의 통합 및 M&A가 완료된 이후 각 사간의 경쟁과 구도는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