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경제자문회의-대한상의-산업硏 'AIIB 출범과 한국의 활용전략' 공동 컨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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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은 우리 기업과 금융기관에 새로운 사업기회를 제공할 것이며,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범국가적 차원에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국민경제자문회의, 대한상공회의소, 산업연구원은 1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의회관에서 'AIIB 출범과 한국의 활용전략' 컨퍼런스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송인창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의 'AIIB 출범의 배경과 의의'기조발표 이후 1세션 '아시아 인프라 투자시장 현황과 AIIB의 역할', 2세션 '아시아 인프라시장 진출 전략', 3세션 '금융협력 확대를 위한 전략'으로 구성됐다.
     
    기재부 송인창 국제금융정책국장은 기조발표에서 "AIIB는 현재 각 회원국의 국회 비준동의 절차가 진행중으로, 올 12월 중순 공식 출범할 예정"이라며 "AIIB의 출범은 건설·엔지니어링 등 인프라 분야에 경쟁력 있는 우리 기업들의 사업기회를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동북아와 북한 인프라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달정책, 세이프가드, 예산·인사, 투자결정 원칙 등 AIIB의 주요 원칙들이 내년초 이사회에서 승인될 예정"이라며 "기업에게 불리한 점이 없도록 이를 면밀히 검토하고, 올 11월 중에는 기업-금융기관-정부간 협력방안인 '코리아 패키지'를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바롭스크 등 러시아 극동 9개 선도개발 구역 프로젝트 주목" 

     

    1세션에서 맥쿼리 캐피탈 브래드 김 전무가 '아시아 인프라 투자시장 현황과 AIIB의 역할'을, 포스코 경영연구소 오영일 박사가 'AIIB의 초기 투자 전략 전망'을 각각 발표했다.

     

    브레드 김 전무는 "AIIB의 재원 1500억달러는 전체 아시아 인프라 건설 수요의 10% 수준이지만, AIIB 재원을 촉매제(catalyst)로 활용해 광범위한 선도 프로젝트(pilot project)들이 개발되면서, 시장성이 있고 위험성을 낮출 수 있는 광범위한 아시아 인프라 시장 개발 모델이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영일 박사는 "AIIB의 초기 투자지원 규모는 출범 첫해임을 감안하면 연간 80~100억달러 수준으로 전망된다"며 "도로·철도·항만을 중심으로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관련 사업이 집중개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IB가 선호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 하바롭스크 등 러시아 극동 9개 선도개발 구역 프로젝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 박사는 "AIIB는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다른 다자간개발은행(MDB)들이 다소 소홀히 했던 동북아시아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면서도 "AIIB 자금이 북한 인프라 개발 투자에 적극 활용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기 사업 발굴과 관련해선 "베이징 본부(HQ) 보다는 아시아 역내 현지 오피스를 중심으로 수원국 정부의 지원 의지가 강하고 민간투자 참여가 용이한 사업성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주 가능성 높이려면 국내기관 자금 투입된 협조융자 프로젝트 발굴해야"

     

    2세션에선 PwC 컨설팅 유원석 디렉터가 'AIIB를 통한 아시아 인프라시장 진출전략'을 발표했다. 유원석 디렉터는 "초기에는 MDB과의 협조융자(Co-financing) 형태의 발주가 예상되지만, 안정기에 이르면 본격적으로 육상·해상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관련 사업과 몽골(철도··도로·수력발전), 극동 아시아(공항․항만․열병합 발전소) 등의 기존 소외지역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국내기업들은 수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선 AIIB 단독 프로젝트 보다 국내기관의 자금이 투입된 협조융자 프로젝트를 발굴해야 한다"며 "특히 아시아 인프라 시장에는 한국 주도의 'Team Korea(코리아 패키지) 모델'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국내외 사례를 통해 본 인프라와 도시개발 연계 전략'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국토연구원 조진철 박사는 LH 해외도시개발지원센터의 WB(세계은행) 협력 등 MDB와의 협력과 국내외 수출금융과 개발금융 연계에 대한 실증분석을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조 박사는 특히 "일본이 해외 교통 인프라와 도시개발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자국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설립한 '해외 교통도시 개발 기구(JOIN)' 모델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해외 건설사업 추진의 체질 개선을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계, 개발협력사업과 수출사업의 연계 그리고 정부주도의 컨트롤 타워 구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간 금융기관도 MDB 등 글로벌 인프라 투자 적극 참여 필요"


    3세션에서는 금융연구원 지만수 박사가 'AIIB 및 글로벌 인프라투자에 대한 금융기관의 접근전략'을 발표했다. 지만수 박사는 "그동안 한국 금융기관은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 ECA(수출신용지원기관)가 시공-건설 업체의 해외사업 수주 지원 차원에서 접근해왔다"며 "하지만 AIIB 출범을 계기로 민간 금융기관도 MDB 등 글로벌 인프라 투자에 적극 참여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인프라 투자는 금융구조의 설계방식에 따라 다양한 종류와 형태의 금융서비스를 요구하므로, 금융권 업권별로 차별화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 박사는 또 "기본적으로 금융기관의 프로젝트 개발 능력과 수익성․리스크 평가 능력 배양해야 하고, 아시아 역내 지역에 대한 이해와 함께 중국 등 아시아 국가와의 정치경제적 관계형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며 AIIB 5대 유망지역 발굴 기준을 제시했다. 

     

    수출입은행 김태수 부장은 '공적개발원조와 AIIB 투자자금의 연계 구상'을 발표하면서 KSP(경제발전 경험 공유사업) 사업을 연계한 EDCF(대외경제협력기금)-AIIB 협조융자 사업 발굴 방안을 제시했다.

     

    AIIB 초기 사업발굴 단계에서는 우리나라의 개발경험을 개도국과 공유하는 지식기반의 KSP 사업을 통해 AIIB와 공동 컨설팅하고, 사업시행 단계에서는 우리정부가 보유한 EDCF 자금을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김태수 부장은 "EDCF-AIIB의 협조융자 사업은 오랫동안 EDCF가 아시아 현지국가들과 쌓아온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중견 건설·엔지니어링 업체들이 효과적으로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